낚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붕어의 생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겨울이 되면 붕어가 수영도 안하고 먹지고 않는 것으로 알았다. 입동이 되면 붕어가 입을 다문 채 어느 구석에선가 동면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엄동설한이라 하더라도 얼음을 깨고 낚시를 당기면 여름마냥 붕어가 물려온다. 어떤 붕어는 알을 배고 있다. 보통 붕어의 산란기는 4월 5월경이다. 겨울에 붕어가 알을 배고 있다는 것은 수수께끼가 될지도 모른다.
더욱이 이상한 것은 붕어는 물에 담가놔야 살지만 겨울에 얼음위에 그대로 놔두면 얼어붙는다. 그러다가도 물에 넣으면 발딱 되살아난다.
붕어는 날씨와 온도에 예민하다. 동풍이 불거나 기온이 내려가면 꼼짝을 안한다. 소음을 내며 어디론가 사라진다.
붕어의 예민한 감각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붕어의 IQ(지능계수)는 한계가 있다. 조물주는 더 이상의 IQ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비상한 환경적응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알아주어야 한다. 이는 그 밖의 하등동물이라 하더라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인간의 경우는 이와 대조적이다. 인간은 정신생활을 하면서 이상을 추구한다. 때문에 주위의 환경이 변하더라도 그것을 긍정하고 적응하기보다는 비판자가 된다. 현실에 만족한다든가 타협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있다. 유명한 어떤 철학자는『인테리는 현장의 찬미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은 눈부시게 전환하고 있다. 세계정세는 물론 주변 정세가 격변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이 현실화 되고있다. 그러면서 어떤것은 우리생활 자체의 변경을 요구하는 것들이 있다.
요즘의 대표적인 것은 전세계적으로 휩쓸고 있는 석유파동과 석유부족이다. 그것은 어김없이 생활환경의 변화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우선 절약으로부터 다른 방법으로의 대체를 요구하고 있다.
흔히 변천무상한 정세와 더불어 환경적응이라는 말이 입에 오른다. 석유파동만이 아니라 사실상 세계는 변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적응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 외면이란 있을 수 없다. 현 적응은 합리적인 사고이자 생활방면이다. 그러나 빨리 적응하다 보면 졸속에 흐르기 쉽고 때를 놓치면 그만치 현명하지 못하다. 아무리 정_이라 하더라도 장소와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빨라도 안되고 늦어도 안된다. 그럴수록 언제나 정신을 차리고 소신껏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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