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작가 오ㆍ헨리가 쓴 「크리스마스 선물」은 매우 인상적이다.
째지도록 가난한 터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아내는 남편에게 무엇을 선물할 것인가. 남편은 아내에게 무엇을 선물할 것인가. 골똘히 생각타가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빗을, 아내는 자기의 금발을 잘라 팔아 남편의 시계줄을 샀다. 아내가 시계줄을 샀으나 남편은 이미 시계를 판 것이다.
이 아이러니컬한 속에서 눈물겨운 사연을 그대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한 가운데 서로 표시하는 뜨거운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시계 없는 시계줄은 산 것이지만 빈자생활에 깨우치는 바 크다.
「빈자일등」, 이는 부유한 사람의 선심보다 더욱 돋보인다.『가난한 자 복이 있나니…』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그러나 가난에 만족한다던지 가난을 극복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빈락」이라는 말이 있으나 오히려 고생이 되는 것이다.
빈자소인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난하면 마음도 적어지는 것이 현실 사정이다.
주변의 불행사를 보더라도 가난이 원인일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가난한 가운데서의 인정의 표시와 미담가화는 흐뭇하기 이를 데 없다.
올해도 어언간 세모로 접어들었다.
성절도 멀지않았다. 송구영신의 계절 누구나 마음이 설래일 때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유류난ㆍ물가고 등 국내외적으로 어수선하다. 이번 세모는 어떨지 지나봐야 알겠지만 이 계절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불행한 사람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고 돕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연말연시, 이름있는 명절에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해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올해도 각 성당에서는 빈자 구제사업이 있을 것이다. 빈자를 위한 모금 등등 불행한 사람을 에워싼 미담이 많았으면 한다. 빈자에 대한 시혜로 빈자의 생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행한 사람을 돕는 마음은 아름다운 것이다.
풍성한 것과 궁핍은 대조가 되지만 가난속의 인정의 교류는 흐뭇한 것이다. 이는 가정의 경우에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충족치 못한 생활에 불화가 깃들기 마련이요, 불만ㆍ짜증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난을 이기지 못한 불화보다는 가난 속에 넘쳐흐르는 애정의 발로가 바람직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 헨리의 작품「크리스마스 선물」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좋은 가르침을 준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을까 하지만 그 마음만은 본받을만한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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