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크리스찬은 인류를 좀먹는 불의의 퇴치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하고 과학과 황금의 무서운 힘을 남용하려는 인간과 국가, 특히 가난과 압제로 파괴와 반항의 유혹을 받고 있는 그들을 사랑하고 개종시키기 위해 개척자가 돼야 한다』고 력설하신 것은 교황 바오로 6세다. 목하 문란이라기보다 광란이라고나 할 만치 추악의 구렁으로 빠져가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를 볼 때 이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 정화를 부르짖곤 하지만 아무런 봉책도 구체적 실천도 없이 그냥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신자들까지도『이젠 종교의 힘밖에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차제라 그만큼 신자로서의 책임과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이다. 우리나라도 사회 정화와 정의의 실현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토록 비통한 현실도 희열의 미래로 전환시킬 수 있지 않을까? 정치적으로 권력이 있는 신자 경제적으로 부유한 신자 사회적인 명망이 높은 사람, 혹은 학자 등 각계각층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많은 성직자와 평신자들이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교회를 그런 방향으로 끌어가려 노력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어떤 실교를 거두지 못하는 소이는 무엇일까? 이는 교회 내에서조차 성직자와 평신도의 완전한 일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 속으로 교회가 과감하게 침투할 수 없음에 기인한다. 이 불일치의 틈을 타고 사회의 불의가 오히려 교회 속에 침투하는 것 같은 위기를 느끼는 것이다.
진실로 평신자의 희생적 봉사와 성직자의 성실한 협조가 없고서도 교회가 명실공히 사회 정화의 핵으로서의 위치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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