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각종 세미나가 많이 행해지고 있다. 세미나가 단체 공부의 한 방법으로서 가장 효과적인 것 중에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요사이 사회 모든 분야는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어 가고 또 급변하여 가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항상 공부하지 않으면 금세에 시대에 뒤떨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요사이는 사회 각 계층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풍조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도 개인적 공부보다도 단체적 공부가 시대적으로 더욱 요청되고 있다. 옛날에는 단체 공부로는 학교 공부, 이외에 사회 안에서의 공부로서는 강연회나 강습회 등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미나ㆍ심포지움ㆍ패널 디스커션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쓰여지고 있다. 그 중에도 주제 강연과 분과별 토론과 종합적 성과를 거두는 방식의 세미나가 가장보편적이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교회에도 이러한 요청에 따라 최근 수 년 전 이래 세미나 방식으로 공부하는 모습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각 교구별로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ㆍ학생들이 각기 자기 나름대로의 특정한 과제를 연마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사실을 참으로 좋은 경향이라 아니할 수 없다.
특별히「바티깐」공의회 이후의 새로운 교회의 모습과 가르침과 세계 안의 교회에 나아갈 길을 연구 모색하는 각계 세미나의 성행은 가상할 만한 것이다. 그 중에도 서울대교구의 평신도들이 연중 공휴일을 전적으로 공부에만 바쳐서「새로운 교회상」을 연구하는 세미나를 계속 시행하고 있는 사실은 앞날의 평신도 사도직을 위하여 큰 기여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오늘 본란에서 특별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난 7월 17일 수원교구에서 개최되었던「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 합동 세미나」에 관한 것이다. 그 세미나 사도직에 대한 상호 협조문제를 진지하게 각자의 입장에서 건설적으로 요망하고 토의하였다고 한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각자 분야에서 개인적 입장으로서의 세미나는 많이 있었지만 이번의 수원교구에서 시도한 바와 같은 교회의 3기둥인 성직자ㆍ수도자 및 평신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각자의 입장에서 다른 상대방에 대한 공개적인 대화로서 상호 반성과 협조의 방도를 모색하였다는 것은 우리 교회 사상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우리는 자칫하면 성직자의 모임에서 평신도들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폭발할 수가 있고 또 반대로 평신도들의 모임에서는 성직자에 대한 욕구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만약에 이런 일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언제나 평행선으로만 나간다면 그것은 양자의 거리를 점차 멀리하고 일치를 생명으로 하는 우리 교회에 커다란 손상을 가져올 것이다.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직이 근본 목적일진대, 성직자나 수도자나 평신도들이 각자의 사도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상호 협조 없이 어찌 같은 목적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 우리 각자의 지체들은 개별적으로나 단체적으로나 항상 서로 만나고 대화하여 이해와 용서화 협조와 격려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다. 그러한 방법의 하나로서 각자가 각자의 독선을 지양하고 흉금을 터놓고 마음과 마음의 대화를 통한 사도직의 촉진을 위하여 가일층 연구하고 전진하는 것이 소망스럽다. 이번 수원교구의 획기적인 시도가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또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많은 곳에서 자주 있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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