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뜻은 지금
이슬비로도 내리고
장마로도 내리고
소나기로도 내립니다.
당신의 뜻으로 다시 빛을 찾은 지
벌써 이십오 년
이슬비로도 내리고 장마로도 내리고
소나기로도 내린 당신의 쓰다듬음은
이제 이 땅에 풀잎과 꽃과
그런 싱싱한 생명들을 가득히 길러 놓았습니다.
온갖 곡식은 여물어지고
대지는 한껏 기름져졌습니다.
당신의 말씀은
엷은 바람으로도 오고
사나운 여성의 이름 태풍으로도 옵니다.
당신의 관용으로 다시 빛을 찾은 지
벌써 이십오 년
엷은 바람으로도 오고
차고 뜨거운 바람으로도 오고
억센 태풍으로도 온 당신의 자애로움은
이제 이 땅에 쓸모가 있기도 하고 쓸모가 없기도 한
많은 생명체를 가득히 길러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게 하겠습니까.
이 쓸모가 있기도 하고 쓸모가 없기도 한
허구한 생명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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