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 주었다』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생각하여 몇 명의 유지들은 명절을 기해 돈을 모아 교도소를 찾아갔다. 가지고 간 위문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교도소의 교무과장님은 50여명밖에 되지 않은 여자에게 손님을 안내했다. 겨울 날씨에 아직도 김이 무럭무럭 나는 떡을 나누어 드렸다. 그러나 아주머니들은 아까워서 그랬는지 떡을 바라보면서도 먹지 않았다. 방문객은 위안을 해 드리고자 하여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아주머니들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집이 갑자기 그리워져 소리를 내며 울고 말았다.
나도 어느 일요일에 교도소에 찾아갔다. 백 평이 될까말까 하는 강당에 아저씨 약 1천 명이 가부자리를 치고 앉아 있었다.
벽에서부터 벽까지 한 줄 한 줄씩 빽빽이 싸인 그들은 머리도 빡빡 깎았으며 여름철이라서 옷도 벗었다. 이 장면이 그림이었더라면 나는 이것에「인류」라는 제목을 지어 주고 싶었다. 그들의 눈에는 빛이 없었으며 얼굴에는 약간의 호기심밖에 아무런 표정도 찾아보지 못했다.
남자는 무감정이고 여자는 눈물을 흘린다. 교도소에 있는 그들에게 공통된 점은「무희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주머니 중에 한 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여기 와서 2년 동안을 살았는데 제일 큰 고통이 다름이 아니라 사회가 불공평하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자기보다 죄를 훨씬 더 많이 지은 사람은 오히려 자유 세계에서 돌아다닐 수 있단 말이었다.
사회가 불공평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면으로 볼 때 과연 그럴지 의문이 된다. 네 개의 벽 가운데 갇힌 이를 죄수이라 하면 자유인은 둘레에 방벽 없이 사는 사람일 터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은 벽들로 쌓은 담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 자신을 그 사이에 집어넣는다.
참된 자유인이 이 세상에서 몇 명이 될는지 의문이다.
『이 사람은 이해력이 없으니 나는 그 이와 전혀 통할 수 없다』라는 마지막 선언『나는 성격이 나빠서 남에게 고통만 주니 나는 존재 이유마저 없다』라는 굳은 신념, 또는 자신의 건강이 좋지 못하다고 하여 항상 가지고 있는 걱정, 아니면 공부를 못한다든가 실수가 많다든가 하여 벗어버리지 못하는 열등의식, 이 모든 것은 사람의 자유를 빼앗는다.
절대성을 띤 이런 집념은 감옥의 담이나 또는 수갑만큼 무서운 것이다. 스스로 만든 장벽으로 인해 누가 자유인이며 누가「죄수」인가를 분별하기 힘든다.
교도소에서 만난 아주머니의 말마따나 사회는 불공평하다. 교도소에 들어가야 될 사람들이 많이 거리에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는 희망 없이 헤매기만 하는 이도 없지 않으니 인간은 어떠한 처지에 있든 간에 자신을 석방시키는 과정을 밟아「수」자 주변에 있는 네 개의 장벽을 무너뜨려 제한을 받지 않는 떳떳한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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