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에선「단식투쟁」이란 표현이 있는가 하면「단식기도」라는 글귀도 있다. 단식투쟁은 주로 일반 대학생들이 벌이고 단식기도는 종교계 대학이나 신학교에서 벌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의 결의문 내용이나 구호를 보면 모두 목적하는 바가 대동소이하고 매스콤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기를 바라는 점이나 투쟁적인 면에선 서로 일치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식기도에는 종교적인 수행이나 회개 같은 요소가 가미돼 있다는 점이다. ▲단식행위는 여러 사람이 동맹해서 집단적인 시위로 벌일 때도 있고 지도자 한 사람이 벌일 때도 있다. 한 사람이 벌인다고 해서 반대급부가 반드시 적은 것은 아니다.「단식」하면 우선 떠오르는 사람이 인도 민족운동의 지도자 마하트마(大聖) 간디다. 비폭력ㆍ비협력ㆍ비복종주의로 인도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분투한 간디. 그는 11차례의 단식투쟁을 통해 해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을 대패시키다시피 했다. ▲간디가 감옥에서 단식을 하면 영국인들은 그를 석방해야 했다. 그가 감옥에서 굶어죽게 되면 그의 죽음에 대한 엄청난 책임을 영국이 져야하고 문제는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간디는 대성으로 추앙받는 지도자였기에 그의 일거일동은 민중으로부터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그의 단식은 그를 따르는 모든 이의 단식이나 다를바 없었다. ▲단식투쟁이나 단식기도를 벌이는 사람들도 간디의 단식과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효과를 조금이라도 더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매스미디어라는 이기를 최대한 선용하려 든다.「단식」이 다분히 투쟁적인 시위일 때는 더욱 그렇다.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단식기도」중엔 순수한 종교적 수행과 회개를 목적으로 했다는 대학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투쟁적인 정의의 사도가 되기보다 은둔적인 도성을 기리는 것 같았다. 투쟁적인 구호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기도는 종교인으로서의 겸손과 희생정신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투쟁적인 시위로 단식기도한 학생들이 덜 종교적이고 덜 겸손하다고 보는 사람도 없다. 단식이 일반에 공개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자기들의 무력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일반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함께 기도할 것을 권유하는 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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