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짜 정보원 가짜 군인 가짜 사장 가짜 박사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더니 요즘은 가짜 수표 가짜 쿠폰 심지어는 가짜 약속어음까지 등장해서 인간도 물건도 가짜 일색이 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가짜 검사 판사 변호사 또는 가짜 주교 신부 목사가 나올지 모르겠다.
수 년 전 유럽에서 가짜 주교 신부 수녀가 사기 행각을 하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왜 이처럼 가짜가 성행하는가? 여러 가지 개인적 또는 사회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모두 가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황금 숭배자들의 삐뜰어진 정신상태에 그 원인이 있다. 정상 수입으론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고급주택, 호화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일부 부정 축재자들도 역시 탈을 바꾼 돈의 노예가 된 자들이다.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면 예외 없이 이와 같은 가짜 인간이 되기 마련이다.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은 가짜 세상이 되고 만다. 그야말로「몬도까네」(개 같은 세상) 이다. 그리스도는 가짜 스승 가짜 예언자 위선자를 조심하라고 경고하셨다.
『그들은 양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속에는 약탈하는 늑대가 들어 앉았다』고 통박하신다. 악마와 맘몬(돈)과 이기심이 만들어내는 가짜 물품 가짜 인간의 범람과 침해를 막으려면 그 근원을 봉쇄 또는 박멸해야만 한다. 다시 말하면 허위와 교만심을 몰아내고 황금 만능주의와 극단적인 이기심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말이다.
쇼펜하우워는『재물은 소금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탄다』라고 하였다. 악마가 그리스도에게 세상의 영화와 재물을 미끼로 유혹을 던졌을 때 그리스도는『사탄아, 물러가라! 다만 하느님을 섬기고 그에게 봉사할 것이다』라고 일축해 버렸다. 현대의 악마도 똑같은 수법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재물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그들의 말로는 죽음이요 영원한 멸망이다.
이러한 악마와 재물과 이기심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그리스도의 진리의 말씀과 겸손을 모토로 하고 현세의 재물이란 만인의 공평하고 공통적인 소유물이라는 정신 아래 자신의 노력과 정당한 보수로 육체적 정신적 생활에 유익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것과 하느님과 타인에 대한 사랑과 희생과 봉사를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아무도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기지 못한다. 하나를 섬기면 반드시 다른 하나는 배척해야 하기』때문이다.
그동안 주매분 수녀님의 노고에 독자와 더불어 감사하며 이번 호부터 윤병희 신부님의 준필에 기대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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