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는 복음의 선포가 지난하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복음의 전파가 더욱 더 요청되고 있다. 그런데 선교는 예비선교 즉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방법과 직접선교의 방법이 있다. 오늘날의 전달방법은「매스콤」의 수단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란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복음을 전파하는 방법도 텔레비전 라디오 영화 신문 잡지 서적 등 출판물 등의 양산적이고 시청각적인 매개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이러한 것이 곧 예비선교에 속할 것이다. 이 방면에 대한 한국교회의 활동이 지극히 미약함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본란은 이에 대한 것은 이미 그 중요성과 방법론에 대해 누차 언급한바 있기에 여기서는 세상의 구도자에 대한 직접 선교에 관한 것을 고찰해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제기되는 것은 교리서 문제이다. 사실 일반적 구도자를 위한 입문안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서적들의 결핍이 매우 아쉬움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예비자를 상대로 하는 교리서와 기성신자를 위한 그것이 오늘날 어떤 상태에 있는가에 대해서 본다면 문제점이 적지 않다.
제2차「바티깐」공의회를 계기로 하여 예비교리서로서의 종래의「요리문답」책을 대신해서 1967년부터「가톨릭교리서」가 교회의 공적교리서로 등장한지 이미 7개 성상을 지났다. 그 후 1971년에는「가톨릭 신앙입문」이란 화란교리서 번역판이 역시 교회의 공적승인 하에 출판되었다. 이밖에도 비공식적인 교리서적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현재의 교과서들이 제각기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첫째로 공용인「가톨릭 교리서」에 대해서는 공의회 이후 조급히 편찬된 나머지 한국의 예비자 교리로서는 부적당하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즉 그것은 어느 외국의 교리서를 대본으로 하여 엮어진 것으로서 한국과 같은 선교지역에는 근원적으로 맞지 않는 느낌이 적지 않다. 초보 구도자에게는 오히려 과거의「요리문답」이 더욱 간명하게 이해되기 쉽다는 평이 없지 않다. 새「교리서」가 과거의「문답」책이 너무나 성서와 동떨어진 감이 있었는데 비해서 성서구절과 적절히 관련시킨 점에 있어서는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성서에 전연 접촉이 없는 예비자에게는 도리어 복잡성과 혼돈감을 가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또 그 해설에 있어서는 서술적이고 연역적이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점이 없지는 않으나 한편으론 조리정연하게 귀결을 지워주지 못하여 그 요점을 확연히 파악할 수 없게 하는 결함이 있는 것도 많은 성직자나 전교사들의 공통된 평론으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교와 불교의 혼합된 사상、종교와 또 고유의 민속신앙을 가진 한국에 있어서의 예비자를 도외시한 감이 없지 않아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착화가 고조되고 있는 이 시대에 적응치 못했음을 지적 받을 수 있다.
다음「화란교리서」는 공의회 후 세계적으로 가장「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화란인의 성인교리서인 것이다. 이는 소위 진보적인 새로운 교리 설명서라고도 한다. 교황청의 많은 검토를 거쳐 몇 가지의 조건을 붙혀서 공인되고 또 각 국어로 번역되어 아마도 가장 인기 있는 현대판 교리서로 알려지고 있다. 이의 한국어판도 매우 유려한 문장으로서 번역되어 현재 지성인 신자들의 호평을 받고 널리 애호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 역시「가톨릭 신앙입문」이란 이름을 붙혀서 마치 예비자 교리서의 인상을 주기는 하나 사실은 한국의 초입자에게는 맞지 않는 정도의 것이고 또한 그것은 어디까지나 화란의 기성신자를 상대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심리에는 어느 정도의 위화감은 없지 않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두 개의 공인 교리서가 다같이 공통적인 결합이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 교리서나 혹은 개별적 특별편찬의「프린트」등을 사용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교리서 이외에 시청각교리를 위한 교재면에도 나타나고 있다. 여러 기관이나 혹은 개인적으로 특정한 교재를 제작 발표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것들은 현대사회의 세분화 전문화 경향에 따라 획일적인 것 대신에 다양화 되어가는 세태에는 적응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교리서나 교재같은 기본적인 문제에 한해서는 적어도 한 국가 한 교회 안에서는 통일되고 체계화되어야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교회의「가톨릭」성에 비추어 현재 한국교회의 포교대방책으로서 교리서 교재 등에 대해서는 하루속히 1971년 교황청에서 배포 발포된「교리교수 일반지침서」의 대원칙 하에서 한국의 특수사정을 감안하여 ①교회의 거룩한 전승을 받들고 ②가장 현대적 감각으로 해설되고 ③이론보다도 실천생활에 중점을 두고 ④한국인의 심성에 잘 적응되는 등의 조건이 구비되는 교리서의 재편성이 요청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졸속은 피해야겠다. 사계의 전문가와 각 분야의 실무자들의 의견을 들어 받아드려야 하겠다. 그리고 기왕 교리서의 재편을 논의하는 마당에서 또 하나의 소망은 예비자 교리서와 기성교우의 교리서를 분리해서 편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예비자에게는 그들의 기성관념(무종교 혹은 타종교)에서 개심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적 교리만이 요구될 것이고 기성신자들에게는 좀 더 발전된 교리지식과 그 실천 방법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기성신자의 교리서는 연령층으로도 가능한 한 세분되는 것이 좋겠으나 적어도 청소년층과 노장용 정도로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성년기에 들어섰다고 자부하는 한국교회는 선교의 가장 기본도구인 교리서의 체계화의 각별한 유의가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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