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 문교부는 윤리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초ㆍ중등교육에는 물론 고등교육에서도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아울러 내년부터 실시하리라 한다. 오늘의 우리들 교육을 살펴보건대 교육제도와 학교의 계획된 모든 교과 과정은 이 사회의 관심과 사회적 현상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 그것은 종교에 대한 교육이다.「신앙의 자유」는「신앙으로부터의 자유」로 되어 모든 일반 교육과정에서 제외돼 버렸다. 본래 종교적인 목적을 기본 설립 이념으로 하였던 몇몇 사학들 조차 학원 평준화로 종교교육을 금하고 있는 오늘의 실정이고 보면 새삼 거론할 필요성조차 없음을 느낀다. 그런 결과로 오늘의 청년들은 종교를 하나의 문화의 유산으로만 생각하게 되었고 종교 그 자체를 무시하려 하며 무관심한 채 지나가고 있다. 더욱이 가정에서의 종교교육은 철저하게 방임되어지고 있다.
교회서도 몇몇 자원한 교사들이 일주일에 한두 시간씩 할애하여 교리교육이니 종교교육이니 하고 있는데 그것은 교육에 대한 제스츄어 이상의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니 일주일 중 6일 간 우수한 교육 방법, 설비, 우수한 교사에 익숙한 학생들에겐 교회의 그런 종교교육이 환영 받을 리가 없다. 실상 학교의 기능이란 성장하는 아동들에게 그들의 각 시기에 맞추어 과학ㆍ예술ㆍ사회ㆍ문학ㆍ언어 따위에 대한 지식 습득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어떤 과목이든 간에 사회에서는 그 의의를 지니며 사회생활 가운데에서의 적응 내지 개조의 수단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학교는 우리 사회에 종교라고 하는 생활의 핵심체가 있다는 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수많은 학생들이 그들의 종교로 제각기 독특한 교회(집회)에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오늘의 교육제도에 의해 금지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윤리교육의 중요성을 말할 때 그 기본적 이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줄여 말하면 궁극적 문제가 인간과 영원성에 바탕을 두고 있는 종교에서 그 실마리를 찾지 않을 수 없다. (윤리적 이념 구조의 정립에 대해선 다음으로 미루자) 물론 종교 교육이라고 할 때 종교 각기의 독특한 분파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학교는 여러 정당이 있다고 해서 정치학 과목을 학생들에게서 제거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 사회에는 자본주의자와 사회주의자가 서로 의견 대립이 있다고 해서 그 이론을 교과서에서 배척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논쟁적인 과목들이 아무런 상충 없이 교육되어지는 것처럼 종교에 대한 교육도 개신교나 가톨릭 또는 불교인에게 아무런 충돌 없이 행해질 수 있는 것이다. 종교 교육을 종교 그 자체에 대한 지식 즉 종교를 사회 문화의 한 현상으로서 가르친다면 헌법에 위촉되거나 개인의 신앙의 자유에 대해 아무런 침해가 되지 아니 한다. 어떤 가톨릭 신자가 그의 자녀가 개신교와 불교에 대하여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을 꺼려하겠는가? 또한 가톨릭의 교리나 신앙에 대해서 문외한이 되기를 원하겠는가? 각 종교의 지도자들은 서로 공동 연구하여 우리들 학교가 종교 교육을 내용과 방법을 제시하여 현재 일반 학교에서 실시 중인 역사ㆍ과학ㆍ언어ㆍ예술 등과 같은 위치의 과목으로서 계획되어지고 가르쳐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종교에 대한 지식의 습득은 종교적 신앙이나 신앙 행위(미사나 예배로 표현되는)를 보증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리가 우리들 자녀들이 계속 종교에 대한 무지상태에서 자라나도록 내버려 둔다면 종교나 도덕 윤리라는 것은 이 나라에서 적극적이며 실질적인 힘을 나타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위험이 있음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투고 환영합니다. 교회 내외 어떤 문제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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