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 평신도 사도직 중앙협의회 제6차 정기총회가 지난 28~30일 사이에 왜관 「피정의 집」에서 열리고 아울려 평신도 지도자 연수회를 가졌다고 한다.
10개 교구 5개 전국 단체에서 60명의 대표자가 회집하였다는 것이 회의 규모에 있어서 종전에 볼수 없었던 성황을 이루었고 또 회의 진행에 있어서도 낮에는 연수회 밤에는 총회회의 식의 주야겸행으로 매우 능률적이었고 뿐만아니라 연수회의 청강과 토론의 자세가 진지하였고 총회의 회의 내용에 있어서도 과거의 추상적인 제목순 나열에 비해서 좀 더 구체적인 실천과정으로 눈을 돌렸음이 드러났다.
74년도 사업의 세부계획을 보더라도 ①교구단위 평신도 교육지원 ②평신도 지도자 연수회 ③평신도 주일미사 강론 적극 지도 ④평신도 지도자 좌담회 ⑤평신도 교육용 교재 발간 등은 현 단계에서 실행가능한 것이며 또 그것이 가장 간절히 요청되는 과제인 것이다.
여기서 이번 총회의 전모를 개관하건대 그 연수회의 주제인 「교회와 평신도의 진로」를 설정함에 있어서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바른 이해와 교육에 주력하기로 기본방침을 세웠다는 점에 그 특징을 찾아볼수 있다.
여러가지의 결의사항이나 토의ㆍ건의 등이 전적으로 평신도의 재교육에 집중되었다는 사실은 진실로 놀라운 일이며 동시에 우연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교회는 평신도 사도직의 사명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이 평신도의 교회안에서의 자기 위치와 사명을 거의 올바로 의식하지 못한채 오늘을 방황하고 있는 처지라고 볼수 있다. 이것은 오로지 교도직의 책임을 맡고있는 성직급에서 평신도를 위한 교육에 열과 성의가 부족한때 그 태반의 원인이 있는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어떤 교구 혹은 어떤 본당에 따라서는 매우 열성적이고 효과적인 재교육 실시하는데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교구나 본당에서 평신도의 올바른 사도직교육이 결여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 반면 평신도들은 오히려 각종 세미나ㆍ피정 등에 상당한 관심과 열의를 보이고있는 것이 눈에 뜨일 정도다. 과연 평신도가 사도직을 완수할 의욕은 왕성하나 그의 올바른 이해와 방법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으로 인해서 많은 착오와 혼란을 빚어내는 사례도 없지않다. 이런 사태에 착안한 평신도들은 이러한 기성교우의 적합한 재학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번 6차 평협총회에서 참석한 각 대표들이 여출일구(如出一口)로 「자신들을 위한 재교육」을 절규하고 일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평협당무자의 책임실천에 커다란 기대를 걸며 아울러 성직지도자의 반성과 가일층(加一層)의 관심을 경주(傾注)해 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다음은 이번 회의 결식사항의 하나로서 크게 눈에 뜨이지 않는 한개의 조항이 있었다. 이는 한국전교 2백주년 기념사업으로서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의 시성운동을 벌이자는 건의사항이다. 이것은 지극히 의례적인 안건으로서 그다지 역점이 두어진 흔적이 없는것 같다. 그러나 본란에서는 과거에도 이미 이 운동의 전개에 대해서 언급한바 있거니와 이와 관련해서 좀 더 다른 차원에서 또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이것이 금차 총회에서 문제화되지 못했던 것이 한편 아쉽기도 하다. 즉 기왕 한국전교 2백주년 기념사업이 거론되었을 바에는 단 하나의 「김대건 신부 시성운동」에만 그치지 않고 좀 더 거시적이고 고차원의 견지에서 다가오는 한국전교 2백주년을 어떻게 할것인가? 하는 커다란 과제가 제기되었어야 할것이다.
한국교회가 1784년 베드로 이승훈씨가 북경에서 영세하고 모든 교회서적을 갖고 귀국후 전교함으로써 시작된 것은 천하가 공지하는 사실이다. 1984년은 바로 2백주년이 된다. 불과 10년밖에 남지않았다. 한국교회가 세계선교사상 유례 없는 아름다운 긍지를 가졌다는 것은 곧 선교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교회를 자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있다. 뿐만아니라 그 후 성직자없이도 교회를 이끌어온 사실이나 여러차례의 혹독한 박해하에 성직자와 평신도의 수많은 순교자들 내면서 교회를 지켜온 업적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장을 이룩한것이다. 지난번의 병인순교 백주년 기념에 있어서도 전체 교회의 준비부족으로 퍽이나 허술하게 지나고 말았음은 유감이었다. 2백년이란 세월은 짧지 않다. 앞으로 1백년을 더 기다리면 지금 있는 우리는 남아있지 않을것이다. 이번의 2백주년 기념만은 정말 한국교회는 세기적인 획기사업으로 교회의 전력량을 경도(傾倒)해야 할만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 준비를 서둘러야 하겠다. 시작이 반이고 준비가 잘돼야 성과가 좋은것이다. 주교회의 당국이나 평협본부에서 깊은 관심이 있으시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