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생활을 영위하려면 어느만큼의 금전을 꼭 필요로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회를 운영하여 나아감에도 역시 금전이 필요하다. 이것은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이미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우리 자신들이 교회의 한 지체라고 하는 것은 바로 교회가 우리 스스로의 것이요 또한 그리스도의 몸임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더욱 발전시키고 더 잘 유지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커다란 의무일 것이다.
누구든지 타인으로부터 금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불쾌해진다. 이야기하는 당자의 마음 또한 그다지 유쾌할 수가 없으리라. 특히나 신성해야 할 교회 안에서 금전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할 땐 피차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론시간에 왜 신부님은 금전에 관한 얘길 자주 해야만 하겠는가? 이것은 우리 신자 모두가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생활을 살펴볼 때 일상 중에 소용되는 돈은 아까움 없이 지출하면서도 교회에 대한 의무에 있어서는 너무나 소홀하며 인색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잔의 커피, 한 잔의 술, 한 가치의 담배를 절약하고 주부들도 생활비를 조금씩만 절약한다면 모두가 부끄럼 없이 떳떳한 마음으로 주님을 대할 것이며 보다 알찬 교회의 발전을 꾀할 수 있지 않을까. 주님의 사랑에 대한 뜻있고 진실한 보답을 드릴 수 있도록 정신의 자세를 올바로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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