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생각나는 것이있다. 롱ㆍ펠로의 에반젤린ㅡ.
에반젤린은 믿음 희망 사랑 그리고 진실을 가진 삶의 가치를 찾을 줄 안 참 인간이었다.「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리고 정숙한 여인으로서 기다리고 찾는 데 일생을 보낸 슬픈 여인상이기도 하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그녀 자신의 믿음 희망 사랑을 잃어 버린 후에 더 깊고 더 넓은 그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가 지닌 생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그를 용감한 투사로서 가장 부드러운 사랑의 천사로서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에게 신의 자비와 사랑을 전해 주는 다정한 이웃, 친구 나아가서 그들의 애인이 되게 했다. 삶의 고뇌는 외면의 아름다움을 앗아가는 대신 그녀 자신의 희망과 사랑에 대한 꿋꿋한 벗어난 거룩한 경지를 이끌어 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상의 온갖 집착에서 이탈하여 신의 모습과 음성을 좆고 있을 때 신은 한 순간으로 일생의 소망인「사랑한 이」를 보여 주셨다.
체념해 버렸던 인생의 욕망이 신을 원망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의 숭고한 신앙은 죽음을 안고 온「사랑한 이」에게 입맞추며 뜨거운 눈물로 신을 향하여 감사드리는 것을 선택케 했다.
평생을 지녀온 고귀한 생의 신념과 가치에 대한 확신이 그녀의 마음 안에 이미 천국을 이루어 놓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생의 가치 인식과 확고한 신념이 희박해지는 현대인에게 있어 느껴지는 아쉬움을 말하고 있다. 현대의 우리 안에는 인생과 본성의 소산들이 우상처럼 자리하고 참된 삶의 가치는 다음으로 추구하는 얍쌉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삶이 가져다 주는 크고 작은 고뇌에 우리는 너무 쉽게 굴복하고 실망한다.
단 한 순간의「만남」을 위해 일생을 견디어 온 롱ㆍ펠로의 에반젤린이 그래도 행복했다고 한다면「영원한 만남」「무한한 사랑의 보상」을 목전에 둔 우리들의 삶의 태도에는 그 이상으로 굳은 신념과 확신에 차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신은 마음이 가난하고 깨끗한 이가 신을 볼 수 있는 복된 자라고 하시나 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