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하다가도 교우라고 하면 믿게된다. 초면부지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교우라고 하면 다정하게 생각된다. 물건을 살 때도 상대방이 가톨릭 신자라고하면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어떤 것인가하는 것은 이심전심 통하게 된다.
가톨릭 신자들 서로의 관계에 관한 한 교우라는 것은 적어도 공인이나 마찬가지의 신분을 보장받는 것이 된다. 이 이유는 간단하다. 신자인 이상 정직하고 양심적이고 착하고 너그러울 것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종교를 믿는 처지에 서로 믿지 않는다는 것부터가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교우의식, 이것은 가톨릭 신자가 서로 믿는 정통적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또 이런 전통적 가치는 올바르게 또 착하게 살아보겠다는 도덕적 기준에 입각하고 있음을 새로운 설명의 필요가 없다. 이러한 도덕적인 교우의식에 새삼 관심을 가지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듣는「불신풍조」또는 요즘 하나의 세계적 현상으로 일어나고 있는「불화와 분열」의 현상 등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지난날 월남전쟁이 한창일 때 미국사회에서 우심해지는 불화와 분열의 현상을 보고 미국의 어떤 학자는『미국역사상 나라의 비젼, 목적 나라의 모럴의 총의에 대한 단결이 오늘날처럼 분열되고 상실한 때는 남북전쟁 전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없었다』고 개탄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불화와 분열」을 어떻게 지양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분열된 그룹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결합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화의 효율성 등이 강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결합의 공통분모로서의 모럴의 합의를 찾는다. 제가치관이 병존하면서 경쟁하는 사회에서 각자의 선택은 자기 견해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보겠으나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동의하기 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양식을 바탕으로 한 도덕적 표준이라고 할 것이다. 교우의식, 누구나 투철한 것도 아닐 것이다. 또 교우들 가운데도 잘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우들간의 따뜻한 정의의 교환, 서로 착하리라고 믿는 심정 이러한 교우의식이 얼마나 바람직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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