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말이 안 된다. 슬프기보단 분통이 터진다. 중학생 45명의 생명을 앗아간 모산 참사와 16명의 학생과 교사를 숨지게 한 중앙선 삼광터널의 열차 충돌 사고는 우리 국민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주었다. 아리따운 젊은 생명을 누구의 잘못으로 빼앗겼단 말인가. 즐거운 수학여행을 어찌하여 죽음에의 길로 몰아넣었단 말인가. 이 가슴 아픈 참사를 앞에 놓고 우리는 냉정하게 사태의 내면을 파악해야 하겠다. 비극을 비극으로 끝내서는 안 되겠기에 말이다. 그동안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 원인을 혹자는 사고의 원시성이라고도했다. 인위적인 노력도 없이 또 혹자는 직무 태만이라고도 했다. 요컨대 따져 보면 문제는 사람들의 머리의 나사가 빠져 있는 때문이다. 수학여행은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 문자 그대로 수학하는 여행으로서 학교 수업의 연장임을 자각하고 교외 수업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바로 하여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들뜬 기분에서 직책과 사명을 망각하고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정신이 해이해져 있었던 것이고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학원을 떠난 해방된 기분에서 무질서하게 통제 없는 행동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운전사는 운전대로 또 기아가 빠진 정신상태였을 것이다.
들은 바에 의하면 외국에서는 허허벌판에서도 십자로에서는 반드시 일단 정지를 하고 고속버스의 경우는 운전수가 문을 열고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운전수가 취할 옳은 태도일 것이다. 우리나라 버스 운전사는 우선 멈춤조차 잘 지키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항상 마음이 바쁘다 뒷차에 절대로 양보하지 않으며 또한 앞차를 추월하려는 경쟁심의 노예가 된다. 그래서 귀중한 생명을 맡았다는 사명감은 희미해지고 만다.
삼광터널의 충돌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열차 집중 제어장치의 조작 과오이며 철로의 운행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회로 고장을 발견하고도 고려치 않았다는 점이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신호 조작의 직책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인데 어떻게 해서 이러한「미 스」가 생길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얼마나 관기가 해이되고 직책감이 희박해지고 책임의식이 둔화했으면 이러한 어이없는 실수를 저리를스 있을까. 이러한 사고의 연속을 사회현상의 연속 반응으로서의 법칙에 따르는 것이라고 어느 신문 사설에서도 말했지만 사회 현상의 연속성은 그 근원적인 요인이 있으므로 야기되는 것이다.
그 사설에서『부정부패 독선 정실이 뭉치고 뭉친 한 가지 파생적 사상(事象)이다』라고 지적했듯이 수학여행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에 있는 것이다. 당국은 앞으로 수학여행은 버스를 이용하지 말고 기차를 이용하라고 했다. 그래서 하늘 같이 믿었던 기차가 그 모양이나『이제부터 수학여행은 걸어서 가라』고 할 것인가. 요는 버스건 기차건 나사를 제 자리에 끼우는 부정부패 일소의 정신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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