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이 그 전성기의 한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한다. 스페인의 페디난도에 대해 『그 사람은 자기를 지배할 줄 모르는 사람이야. 따라서 물론 그 반도를 통치할 수 없는 사람이지』이와 비슷한 얘기를 A. 토인비의 사관 속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에 의하면 멸망한 21개의 문명 중 16개가 그들 내부의 부패 때문에 꼬꾸라졌다는 것이다. 문명에 있어서 가장 파괴 위험이 높은 소인이 규율의 결핍이라는 견해이다. ▲「모든 성인의 날」을 맞으면서 문득 이런얘길 꺼내보는 것은, 그것이 다만 문명이나 국가사회에 국한된 현상만으로는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내적 규율을 누구보다 철저히 준수해 간 자기 지배의 천재들.
그 점이 바로 그들을 성인으로까지 승화시켜 간 주된 동력이 아니었을까. 절제 없기 짝이 없는 원욕-정욕. 탐욕 등의 극복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숱한 적성을 함락 섬멸시키는 것보다 더 주께 가합하다 함을 결코 가볍게 들어 넘겨선 안 되리라. ▲그래서 영신 지도자들은 언제고 사슬을 끊으라고 가르친다. 붙들려 있다고 느껴지는 모든 사슬, 피조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온갖 쾌락과 그 집착에서 자신을 부단히 이탈시키는 작업이다. 無, 無의 수업이다.
완덕의 길은 그토록 어기찬 극기와 냉혹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가장 높은 상태를 자유로 볼 때 그 자유, 의미의 핵심만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우선 전무라는 치열한 암중 모색과정을 치르지 않을 수 없음이다.『아니오』『아니오』의 계속적 연쇄와 거기 따르는 캄캄한 고뇌를 피로써 치룬 후에라야 온 존재로『네』할 수 있는 충만, 지고한 영혼의 청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는 어렵게 살아야겠다. 전부를 얻기 위해 아무 것도 아니길 배워야 하는 것이다. ▲『나는 깡새암하는 천주 야훼로다』신의 사랑이 얼마나 에누리 없고 무서운 것인가를 심혼 가락가락으로 찢어지도록 팽팽히 감각할 수 있는 자는 진실로 복될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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