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라는 말은 인간의 역사에 항상 되풀이되기 때문에 인생은 어려운 중에서도 기쁨을 느끼며 살아간다.
우리는 광주대교구장이었던 故 한공렬 대주교의 서거를 슬퍼한지 수 개월만에 윤공희 대주교의 광주대교구장 피임을 축하하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교회의 기쁨이요 주님의 영광이 새롭게 현양되는 계기이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마땅한 줄 안다.
우리 한국교회는 3개의 대교구를 가지고 있어 3대교구의 교구장은 특히 그 사목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책임과 활동이 동시에 기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주교 주교들이 위임받은 교구 내에서 책무를 다하려 해도 그 주교 밑에 있는 사제들의 절대적인 협력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상직적인 이야기이다.
「교구는 주교가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는 하느님의 백성의 한부분이다. 이들은 자기 주교를 따르며 주교는 성신 안에서 복음과 성체로써 그들을 모아 하나의 지역교회를 이루는 것」(주교교령 11항)이라고 공의회의 문헌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주교가 사제들과 형제적 사랑으로 일치되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기위해 우선 지역적인 감정이라든가 그 밖의 비협조적인 일면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에 대한 성경 귀절이 생각난다.『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먼저 맏아들에게 가서<얘,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해라>하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싫습니다>하고 대답했지만 후에 뉘우치고 일하러 갔습니다. 아버지는 둘째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했습니다. 둘째 아들은<예 가겠습니다>하고 대답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이둘 중에 아버지의 뜻을 받든 아들은 누구이겠습니까?』하고 예수께서 물으셨다(마태21ㆍ28~31) 왕왕 윗사람의 명령이 자기의 뜻에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큰아들처럼『싫습니다』하고 대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불만을 참고 그 명령을 행할 때 우리는 거기에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 반대로『가겠습니다』하고 대답은 해놓고는 실제로 가지 않을 때 윗사람은 무한한 고통과 고독을 느끼게 된다. 아마 그래서『주교는 고독하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축하의 말이 고언이 된 것 같은데 모름지기 전체교회의 이익과 무엇보다도 주님의 영광을 위해 형제적 사랑으로 주교와 사제가 굳게 일치하여 협력해야함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기 때문에 경하하는 뜻에서 충심으로 삼가 일언을 제하는 바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