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한 번 태어나면 한 번은 죽는다는 것은 창세 이래로 한 번도 부인되어 본 적이 없는 절대불변의 사실이다. 옛날 진시황은 영생불사하고자 이 엄연한 사실에 무모한 도전을 했지만 그 역시 가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숱한 영웅 호걸들이 그 위세를 천하에 떨쳤어도 죽음 앞에는 어쩔 수 없었다. ▲옛말에 인생은 한 조각 뜬 구름과 같다고 했다. 한 조각의 구름이 문득 생겼다가 홀연히 사라지듯 인생도 잠시 피어올랐다가 영원히 소멸되고 만다고 내세를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여 왔다. 이들은 영원히 없어지고 말 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위해 살아 있는 동안 일촌의 세월도 아까운 듯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향락을 추구한다. ▲이들에게는 죽음 그것은 곧 두려움의 대명사이다. 이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이들은 온갖 육체적 향락 속에 묻혀 애써 이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하려 든다. 그리고는『나만은 죽음에서부터 예외』라는 착각 속에 자신을 위로하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한 발 한 발 우리들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죽음의 소리는 이 지상의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엄숙한 소리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 태어난 이상 죽지 않으면 안 되지만 결코 우리는 죽기 위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다. 죽음의 어두운 문을 지나 빛나는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다. 죽기 위해서가 아니고 죽음을 넘어 계속 살기 위해서 태어났을 뿐이다. ▲마치 출생이라는 하나의 원인이 죽음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듯 죽음이라는 원인은 영생이라는 또 하나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죽음을 이처럼 하느님 말씀에 따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조용한 마음으로 이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위령성월을 보내면서 언젠가는 닥쳐올 이 죽음이라는 운명에 대비할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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