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사회와 가정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며 전전하다가 대구시 당국의 알선으로 이곳 결핵 환자 수용소에 몸을 의탁한 결핵 환자들입니다. 20세로부터 78세까지 남녀 환자 50여명 중 신자 24명과 대세 예비자 합하여 32명이 초라한 생명이나마 주님을 의지한 희망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용소의 재정난으로 우리는 병고와 아울러 2중의 괴로움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8년 전에 설치된 이 희망원은 그동안 80여명이 세상을 떠났고 남아 있는 우리들 50여명의 교우 환자들은 밤이면 싸늘한 공소에 모여『주여! 체읍의 면병으로 나를 먹이시고…』하고 눈물의 기도를 바치곤 합니다. 수 년이 흘러도 친척 하나 찾는 이 없는 외롭고 곤궁한 양들에게 교우 형제자매들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삼가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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