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산길 모퉁이를 돌아서면
가만히 손짓하는 나무가 있다.
꽃 좋고 그늘 많아
새 구름도 쉬어가는
뿌리 깊은 나무.
오직
한 뼘 높은 곳만을 우러러
한 뼘 높은 곳만을 우러러
스물 다섯 성상.
곁에는 언제나
샘 깊은 강물이 흐르고
천 년 풍우가 무색한 만근 바위가
묵묵히 서 있다.
뉘라서 생을 덧없다 하더뇨
뉘라서 생을 짧다 하더뇨
무궁세 무궁세 영생의 나무여.
蛇足
신 신부님 앞에서는 벙어리도 말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둔한 사람도 붓을 들었으니 말이다. 다정하고 신심 깊고 과묵하신 신부님은 그야말로 산 성인이시다.
신부님의 고고하심은 흡사 한 그루 나무요 신심 깊으심은 샘 깊은 강이요 과묵하심은 만근 바위와도 같다. 물론 여기의 나무, 강, 바위는 유상 불변 무위의 영원 상징이요 새, 구름, 생 등은 무상변전 유위의 차안상징이다. 분명 신부님만은 님의 곁에서 안락하게 영생을 누리시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이 시에는 저 유명한 신라의 향가 <讚耆婆郞歌>와 李朝의<龍飛御天歌> 第二章 그리고 현대 어느 무명 여류의<樹木頌>등의 이미지가 채용되었음을 덧붙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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