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저널리스트 클럽」이 발족한지 오래다. 신문 방송 통신 출판 등 사회전달관계의 사업에 종사하는「가톨릭」신자들을 회원으로 자질 향상과 친목을 위한 모임이다.
그런데 1973년 도회장직을 필자가 맡게 되었다.
그 경위를 설명하자면 본의가 아니었다고 실토해야 하겠고 그저 어떻하다 보니까 맡게 되었을 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일단 맡은 이상 책임은 피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은 간절한데 별로 신통한 방법이 없다. 소인의 능력과 금융사정에 비추어 이같이 과감한 것도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특히 회합을 가졌을 때 더불어 느끼는 정신적인 부담은 크다. 혹시 무엇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도 따른다. 그러면서 가만히 성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자신의 각종 모임에 대한「출결무상(出缺無常)」의 상황이다.
「출결무상」이라는 말은 나와 가까운 S선생이 항상 말하는 것이다.
『학생이 출결무상하면 퇴학감이고 직장인이 출결무상하면 파면감인데 나같이「출결무상」한 자가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기적이다』하고.
이 말을 하도 들어서 머리에 꼭 박혀있는데「출결무상」의 철리(哲理)를 알게 된 것은 요즈음이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기적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상「출결무상」하면서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많다. 그 좋은 예는 친목회의 역원직이라든지 자문직 같은 경우는 그 대표적인 것이 될 것이나 출석해도 그만 결석해도 그만 안가도 그만…별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는「출결무상」의 자유로운 회합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친목단체는「출결무상」의 자유가 있음으로써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易지사지」입장이 다르게 되니 생각이 다르다. 회합에서 초청인사들이 안나왔을 때 마음 한 가닥 자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내 자신「출결무상」을 평범하게 여겼던 과거의「불찰」은 물론이고 때늦은 성찰이 기도하지만 회합을 주재하면서 가르침을 받은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회합이 있다. 향우끼리 동창끼리 또는 직장인들끼리 각종 모임이 있다. 그 인과성부는 우선 자기에 달려있으며 내가 잘해야 남의 협조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이 살다보면 언제 입장이 바뀔지도 모른다.「역지사지」입장을 바꾸어 생각함은 어디서나 필요한듯 하다. 새삼 전임회장의 업적과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박찬종씨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이번호부터는 양흥모씨가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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