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피랍사건이 발생한지 한달이 넘었다. 그동안 외신을 통해 진전없는 수사상황의 일부가 조금씩 알려지고 일본대사가 왔다갔다 하며 「요담(要談)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을뿐이다. 비상한 관심을 갖고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며 시원스런 해결을 기대하는 국민의 기대는 역시 기대로 끝날것인지.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이 사건이 국내외에 던진 충격파가 너무나 컸고 또한 그 파문도 쉽게 잦아들것 같지 않기에 이 사건의 떳떳한 해결이 하루빨리 이뤄져야겠다. ▲김씨가 실종되자 그를 아는 모든이는 엄청나게 놀랐고 피살이라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며 우울하고 음산한 나날을 보냈다. 닷새후 김씨가 생환(生還)했을땐 불행중다행이라는 안도감을 가졌지만 「충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김씨의 해외활동을 모르는 국민은 김씨가 이국땅을 헤메고 있으리라고 예상했으며 다시 상식밖의 역경을 겪게되자 더욱 많은 동정을 하게됐다. 더욱이 김씨는 생환후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연금상태에 있게되어 처량한 감마저 들게된다. ▲생환후 김씨의 기자회견을 듣고 국민은 또 한번 크게 놀랐다. 철통같은 우리의 방어와 치안에도 불구하고 자칭 「구국행동대」라는 폭력단체가 건재하다는 사실이다. 김씨의 피랍과정으로보아 이 행동대는 엄청난 예산도 확보하고 있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또한 김씨를 집에 데려다 놓고 신문사와 방송국에 전화를 거는 등 대담한 행동에서 우리사회가 가히 무법천지 같은 느낌을 갖지않을수 없다. ▲이 사건을 보고 어떤 이는 「갈리버여행기」의 저자 조나탄ㆍ스위프트식의 「겸손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즉 자칭 「구국행동대」에게 부탁하여 지금까지 콧등도 내밀지않는 남북조절위원회 평양측 위원장 김영주를 데려와서 얼굴이나 한번 구경시켜 주었으면 하는것이다. 김씨의 피랍사건이 워낙 상식밖에서 이뤄진 일이기에 이처럼 엉뚱한 제안도 나올만하다. ▲어쨌든 전대말문의 이 희한한 사건으로 국제여론은 자못 뒤숭숭한 모양이고 우방인 미국 일본 등과의 관계도 심상치 않은듯 하다. 더욱이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한국민이 모두 무법자로 오인되고 한국이 무법자의 천지로 오해된다면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 때문에 이 사건은 결코 영구미제사건으로 낙착될수 없다. 한국민의 인간적 권위회복을 위해서도 이 사건은 떳떳하게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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