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와 불교문화권에 속하는 극동아시아 4개국 주교회의가 지난 8월말 「대만」에서 열렸음은 이미 보도됐다. 이 4개국 주교회의는 교회가 지금까지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그 가치관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고 이에 대한 신학적 연구를 촉진하기로 다짐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졌다. 이어 한국 주교상임위원회는 최근 이 문제를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 상정할 중요안건으로 결정함으로써 「연구」는 본격화될것 같다.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검토의 부족으로 지금까지 교회가 겪어온 애로가 많았음은 누구나 아는바다. 특히 김 추기경이 지적한 바와같이 우리의 가치있는 유산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하였던들 복음화의 모든 알력도 피할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교회는 우리의 문화적 환경에서 그처럼 유리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우리의 토양에 복음을 심는일도 용이했을 것이다. 이처럼 전통문화에 대한 물이해가 빚은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성한것 만으로도 이번 주교회의의 성과가 컸다고 하겠다. ▲좀 다른 얘기지만 현대적응에 급급한 나머지 교회의 전통적인 인사제도를 무시함으로써 결과되는 부작용도 없지않은듯 하다. 월간 「사목」26호에 발표된 「아카페의 집단」에서 그 실례를 읽을수있다. 즉 본당 신부의 임기를 3년에서 5년으로 제한한 규정은「가뜩이나 제도화 되어버린 교회를 더욱 비인간화 시키려는제도」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같은 규정은 일견 그럴싸하게 보였고 일부 교구에서 일단 근대화된 제도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규정이 실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그 부작용을 통박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교회가 이 같은 규정을 지금까지 교회법에 명시하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고 탄복하며 무릎을 친다. ▲비단 본당 주임의 임기제한 뿐아니라 현대적인 선거제도를 섣불리 도입했다가 고민하는 교구도 없지않은듯하다. 예의 「사목」지가 지적한바와 같이 『한 사람의 신자도 없을때에 그리스도의 구세의지에 의해서 세워진 교계제도로부터 유래된 것이 교회이지 신자들의 의사에서 나온 민주공화적 대의기관이 교회는 아니다』는 구절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교회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그 전통이 함축하고 있는 영원한 진리를 식별할줄 알아야겠다는 소리가 서서이 높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