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태교의 속죄일을 기해 재발된 중동전쟁-.이는 삶의 터전을 확보하려는 이스라엘과 실지를 회복하려는 아랍권의 숙명적인 혈전이다. 이 싸움은 2천년을 유랑하던 유대아인들이 2차 대전 후 그들의 정신적인 고향이며 조부의 땅인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건국함으로써 비롯됐다. 이스라엘 건국 25년 이래 4번째인 이번 전쟁은 가장 규모가 커 보인다. 보도에 의하면 인구 3백만에 불과한 이스라엘을 공략하기 위해 인구 1억에 달하는 아랍권 전체와 아프리카의 우간다까지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싸움의 승패가 아랍 측에 유리하다고만 점칠수는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수난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팔레스타인 지방은 이스라엘의 땅이요 유대민족의 발상지였다. 그러나 서기 70년 「예루살렘」이 로마인에게 점령된 후 이스라엘은 나라를 잃은 유랑민족이 되고 말았다. 그 후 팔레스타인 땅은 아랍영토가 되어 버렸다. 국제법의 차원을 넘어 조상의 땅과 삶의 터전을 이룩하려는 이스라엘의 시오니즘도 필연적으로 심한 도전을 면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반유대주의자들은 유대민족이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은 죄를 추궁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천주를 살해한 백성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난 1964년 9월말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대 유대인 선언」이 의제에 올랐을 때도 바로 이 문제로 논란이 있었다. 특히 아랍어권에서 온 주교들은 유대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주교들의 중론이 아랍교회에 불리하다고 반대의사를 표명했었다 ▲그러나 공의회 교부들은『비록 유대인들의 집권층과 그 추종자들이 그리스도의 죽음을 강요하였지만 그 범죄를 당시 모든 유대인들에게 차별 없이 책임지우거나 더욱이 오늘의 유대인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나아가 교회는 유대인들에 대한 온갖 미움과 박해와 데모 같은 것을 언제 누가 감행하든지 간에 이를 통탄한다고 천명했다. 교부들의 이같은 가르침은 숭고한 복음적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은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하느님으로부터 계약과 언약을 받은 백성. 그 백성 중에서 그리스도께서 육신으로 태어나셨고 사도들과 초대교회에서 복음을 전파한 제자들 대부분도 유대인이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방해까지 했었다. 구약시대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이었던 이스라엘의 영광과 그 후 지금까지 약 2천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수난사를 보면 하느님의 섭리를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화해의 성년을 맞아 성신 안에서 모든 백성이 하나로 규합되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의 뜻대로 평화의 시대가 하루빨리 도래하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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