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섯 번째 맞이하는 군인주일이다. 지난 1968년 한국 주교회의가 특별히「군인주일」을 제정한 것은 군사목에 대한 교회의 비상한 관심을 개명한 것이었다. 군인주일이 제정됨으로써 군사목자의 사기가 한층 높아졌고 일반신자들의 관심도 날로 증대돼 왔었다
5,6년 전 그 당시에 비해, 군사목을 맡은 오늘날의 군종신부단은 소수이긴 하나 거의 완벽한 체제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군사목을 돕는 군종후원회도 생겨 이제 어느 정도 맡은 바 기능을 다할 수 있는 토대위에 올려졌다고 생각된다. 이 같은 장족의 발전은 직접 군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군종신부단의 노고와 교회내외 관계인사들이 물심양면으로 기울여준 성원의 결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의 군사목이 만족할만한 상태에 도달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어쩌면 바로 이 점이 군인주일을 맞아 군과 군사목과 교회의 지원문제를 새삼 거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나 알다시피, 군은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성스럽고 숭고한 임무를 가진 집단이다. 특히 우리의 군은 민주한국을 침략해온 공산 독재군을 물리쳤으며, 지금도 공산독재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민주주의적 체제와 그 생활방식을 수호하기 위해 철저한 방어전에 임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의 국군은 자유와 평화와 민주를 지키는 「국민의 군대」이다.
군이 이같은 지상사명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신무장이 절대 필요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군대 내에서 천부의 인간존엄성이 보장되고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의식이 투철하게 되면 그 군대는 막강하지 않을 수 없다. 연전에 시작된 전군신자화 운동과 그에 앞서 군종제도가 생긴 것은 바로 이 군의 정신 무장을 위한 것이다. 물론 가톨릭 군종신부들이 군에서 활동하는 것은 단순히 군의 정신무장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구세의지를 구현한다는 보다 차원 높은 목적도 있다.
현재 군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군종신부는 48명에 달한다. 군종목사의 수에 비해 그 6분의 1도 안되지만, 한국교회의 14개 교회 중 5위를 차지할만한 규모로 성장됐다.
또한 과거에 볼 수 있었던 군종입대 기피현상이나 제대날짜만 손꼽는 이른바 제대병도 어느새 자취를 감춰가는 듯하다. 도리어 이미 사병으로 군복무를 (필)한 젊은 신부들이 군종입대를 자원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사제로 서품될때 이미 인간의 행복을 위해 자기의 모든 삶을 바칠 것을 하느님께 서약한 신부라 하더라도 자칫 자기애에 빠지기 쉬운 것이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꺼리는 군종으로 스스로 입대하는 것은 어쨌든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여기서 일반교회의 군종에 대한 협조자세는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한국 주교단이 군인주일까지 제정하면서 협력을 촉구했지만 아직도 주교단의 촉구를 마이동풍으로 흘려버리는 본당도 있다고 한다. 군인주일에 맞는 강론을 거부하는 본당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또한 군인주일에 신자들이 내는 헌금은 전액을 군종단 본부로 보내게 돼있으나 그대로 실현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본당에선 군인주일에 두 번에 걸쳐 헌금을 거두고 헌금액수가 적게 마련인 두 번째 것을 군종단으로 보내는 실정이다.
군종신부의 사목대상은 부대 내 가톨릭 신자들 뿐 아니라 부대 장병 전체가 포교대상이다. 군에서 군종신부의 영향을 받아 자기를 완전히 비우고 하느님의 겸허한 아들이 된 군인이 제대를 하면 본당의 착한 일꾼이 된다.
여섯 번째 맞는 군인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군사목에 대한 신자들의 비상한 관심과 협조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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