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福音)을 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좋은 방법이 출판(出版)이다. 신문이나 잡지나 서적으로서 전하는 방법 이것은 첫째 널리 전할 수 있고 오래 전할 수 있고 정확하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문화에 만일 출판을 빼어버린다면 무엇이 남을 것인가. 이러한 훌륭하고 보급된 방법을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우리의 태만이오 울의 과실이다. 세상에 홍수(洪水)처럼 미려드는 각양각색의 출판물 산더미 가운데 우리에게 진실로 복음을 전하는 출판물이 몇이나 되는고 악서(惡書)가 양서(良書)를 구축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만일 출판에 등한하다면 나중에는 그림자조차 잃을 지경이 안되겠느냐. 지금부터 10년전 대한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6순주일(봉재전 2주일)을 출판물 보급 강조주일로 정한 것은 물론 이러한 중대한 의의를 환기코자 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 출판사업은 실로 중대하다. 무엇보담도 중대하다.
일찌기 성 <비오> 10세 교황은 이렇게 설명하셨다. 즉 『만일 가톨릭적이오 충실하고 진지한 신문(新聞)이라는 방어적이오 공격적인 무기(武器)를 휘두를 수가 없다면 교회당을 세우고 설교를 하고 학교를 세우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착한 사업과 모든 노력은 도리어 파괴될 것이다.』 얼마나 정확하고 얼마나 강력한 말씀인가.
가톨릭신문에 관하여 <레오> 13세 교황도 마찬가지로 강조하셨으니 즉 『종교의 보호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현대에 적합하고 가장 효과적인 것은 신문밖에 없다.
<비오> 9세 교황도 신문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나의 소리다. 네가 내 소리를 듣게하는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네가 바로 내 소리다』고.
현 교황 <요안> 23세도 역시 『가톨릭신문은 천주께 봉사하는 수단중에 가장 강력한 것의 하나이라.』 말씀하는 동시에 금년 1월 25일 「시노드」(로마敎區宗務會議)에 상정한 770조의 준측(準則) 가운데 『모든 교구의 성직자와 교구민(신자)은 가톨릭신문을 읽을 의무(義務)가 있다.』고 명문화(明文化) 하였다.
우리는 지금 출판사업이 얼마나 중대하다는 것을 이 이상 강조할 도리가 없다. 가톨릭신문이라는 말은 물론 다만 신문뿐이 아니오 잡지와 서적을 대표해서 말할 것이다. 우리가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우리는 출판사업을 잘 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로되 그중에도 두 가지 일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무엇이냐?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제작(製作)과 구독(購讀)이다. 좋은 출판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 첫째 조건이오 많은 사람이 이것을 사서 읽는 것이 그 둘째 조건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조건이 항상 서로 연관이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다 하는 사람이면 더욱 좋거니와 만일 두 가지를 다하지 못한다면 한 가지라도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금 성의만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출판물을 읽는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재언을 피하거니와 우리가 남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할 때에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효과를 거두겠는가 한번 생각해 보라. 우리는 훌륭한 학자(學者)도 아니오 웅변가도 아니오 교역자(敎役者)도 아니다. 비록 그렇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에게 무제한한 시간과 노력을 기우릴 도리가 없지 아니 하냐. 한 권의 서적과 한 장의 신문을 줌으로써 백배 천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아니 하냐. 어찌하여 우리는 이런 이치를 모르는 체 할 수 있겠느냐. 진실로 우리의 조상이 『천주실의(天主實義)라는 서적의 힘으로 진리를 이 나라에 보급시키기 시작하였던 사실을 어찌 우리가 무시할 수 있겠느냐. 우리가 이 출판사업을 직접으로 간접으로 도우고 다 같은 책임감 하에서 발전시키야 한다는 것은 『악마의 소리』가 꽉 차여 있다. 그런데 그것이 매양 우선은 달콤한 소리다. 여기 이것을 방어하고 때로는 공격하는 무기가 무엇이냐? 말로서는 너무나 약하고 너무나 순간적이오 어무나 개별적이다. 그러므로 글로서 하여야 하겠다. 빨리 널리 오래 분명히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무기를 두고 무엇을 택할 것이냐. 이것 없이 『교회당을 세우고 설교를 하고 학교를 세운들』모두가 헛수고가 아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