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장래는 현대의 젊은이들의 어깨에 매여있다고 누구나 서슴없이 말한다. 특히 학생사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어떤가? 교회가 학생사목에 대한 관심은 극히 소극적이라 아니할수 없다. 학생사목의 방법을 논하기 전에 학생사목의 기본적 조건마저 채워지지 아니한 교구가 많다. 즉 인적조건과 재원이 전혀 확보되지 아니한 교구가 있다. 학생 지도신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담이 아니고 다른 직책을 겸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또 학생운동을 위한 예산이 교구 예산에 한푼도 반영되지 아니한 교구도 있다. 이번 서울대학생 하계 연합봉사단의 보고서만 보더라도 『봉사기간동안 가장 어려웠던점은 경비조달의 문제라고 했는데 이들의 경비조달원은 대부분 ①자비부담 ②학교와 문교부 보조 ③성당모금 ④선배 ⑤지도신부 기타 등이었다』고 한다. 교구에서 이와같이 학생운동을 위한 인적(人的) 재적(財的)조건이 확보되지 않은 이유는 물론 인(人)ㆍ재(財)의 부족에서 오는것도 사실이지만 교회 당국이 학생운동에 대한 인식을 깊이하고 있지 않고 또 학생운동의 중요성을 실제로는 인정하지 않는데 있으며 끝으로는 학생운동을 지도할 능력이 없는데서 온다고 본다. 사실 지금 각 교구에서는 보낭위주의 사목을 하고 있다. 본당을 신설하고 본당 교세를 확장하고 본당을 활발하게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대단히 좋은현상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본당 위주의 사목만가지고는 부족하다. 시대는 교회가 사회속으로 침투해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본당 위주의 사목은 사람들을 교회로 향하도록만 하는 사목이 될수있는 것이다. 학생사목의 예를 들어도 본당에도 학생회가 있고 학교에도 학생회가 있다. 이 두가지 학생회 사이에 항상 갈등이 존재한다. 그런데 가끔 듣는 말에 『주일미사에도 나오지 않는 학생이 연합회에 나가서 학생운동을 한다고 하고있다』고 비난을 한다. 이것은 학생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말이다. 왜냐하면 본당에서의 학생위치란 전체의 일부분이지만 학교에서는 학생이 전체다. 따라서 더많은 책임의식을 또 더많은 개성을 발휘할수 있는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학생이 생활하는 그 환경속으로 뛰어들어가서 그들의 책임의식과 개성을 통한 신앙교육을 등한히 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사실 그렇기때문에 각 교구에서는 본당을 초월한 연합회가 구성되어 학교 위주로 학생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드시 지도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도신부가 파견되고 지도 교수단이 형성되고 해왔다. 그런데 학생사목에 있어 수녀들이 아주 적격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지도신부는 한사람이 수많은 학생을 상대해야하기 때문에 학생사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학생들과의 개인접촉이 한정돼있다. 그러나 수녀는 여러명이 파견된다면 개인접촉의 범위가 대단히 넓어질수 있다. 그리고 지도교수의 역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아무래도 수녀보다는 교회의식이 약하고 하느님과의 생활정도가 얕다. 그러나 수녀는 단번에 하느님을 위해 일생을 헌신한 사람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조금도 주저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수녀의 생활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녀와 학생들과의 접촉은 대단히 원만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은 서울ㆍ부산ㆍ대구 등지에서 입증되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이 문제는 교구 당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수녀원 측에서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녀원에서도 인재가 모자란다고 하는데 학생사목을 위해서는 현재 공부하고있는 수녀에게 학생사목의 협조를 일임하면 될줄로 생각되며 또 이와같이 함으로써 더 많은 수녀를 학생사목을 위해 파견할수 있을것이다. 끝으로 학생사목에 대해서 한가지만 더 지적하고자 한다. 그것은 지금이 학생사목의 황금시대라는 것이다. 현재 학생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은 절정에 이르고 있다. 과거에는 행사 위주의 모임처럼 보이던 학생회가 이제는 모여서 공부할려고 한다. 그들은 성경을 들고 연구하며 또 기도한다. 서울과 광주대신학교 교수들의 강의록이 학생들에 의해서 읽히고 있다. 그들은 그 가운데서 새로운 가치관과 보람을 찾고있다. 대단히 좋은일이다. 그러나 이때 교회가 학생들을 외면한다면 그들의 연구결과는 반드시 신앙의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고 밀할수 없는것이다. 이제 교회 전체가 학생운동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고 사목에 있어서 일대혁신을 가져와야할줄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