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부님께 들은 말이다.
『어느 외국 사람이 한국의 가톨릭 지성인(知性人)들을 평하여 한국에는 가톨릭 신자로서 대학교수와 의사(醫師) 그리고 기타 저명한 인사(人士)들은 많으나 가톨릭적 교수와 의사 그리고 그밖의 전문가들을 발견하기에는 힘이 든다』고
이 어찌 그저 넘겨 버릴 말인가?
이 말이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면 한국의 지성인은 입교(入敎)한 후 세속지식(世俗知識)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축적(築積)되지만 교회에 대한 지식은 그와 비례적(比例的)으로 발전하지 못하여 결국 얼마후에는 균형이 맞지 않는 무거운 세속지식의 중압(重壓) 때문에 신앙의 뿌리마저 흔들리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壯談)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점을 반성하지 않으면 우리들이 할 일은 커명 자신(自身) 마저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고야 말 것이 아닌가?
사회의 여러 문제를 교회가 가르치는 사회정의(社會正義)의 입장에서 문제 해결에 참여하여 승리를 걷우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인간사회를 천주의 뜻에 진실로 부합하는 경제적(經濟的) 사회적 또는 법(法律)적 조직을 구성토록 하는데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다시말하면 우리는 국민으로서 또는 시민으로서 각 개인이 소속하고 있는 사회의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참다운 가톨릭적 견해를 제시(提示)하는데 서슴치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문화와 세속지식과의 일치인 것이며 지성인의 할 일인 것이다.
그러면 이 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실현하기 위하여서는 체계(體系)가 선 전국가톨릭지성인단체의 조직이 필요하며 이 전국적 연합체를 형성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각 직업별(職業別=물론 이미 몇개 있지마는) 단체의 조직이 급선무로서 이를테면 기술자(技術者), 의사(醫師), 법률가(法律家), 약사(藥師), 교육자(敎育者) 등의 모임 그리고 대학생연합회 등인데 언제나 우리는 발끝의 작은 불덩이에 온 정신을 쏟아 먼 앞길을 소홀히 하는 경향성을 버리고 이런 단체들 중에서도 특히 대학생연합회 선도(善導)에 귀를 돌려 주력(主力(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앞으로의 지성인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단체들이 할 일은 대개 일반적인 것으로서 강연, 교리연구, 토론회, 그리고 외교인사를 위한 교리강좌 등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조직들을 위하여는 또 현대에서의 신앙생활에 따르는 여러가지 곤란성을 안고 이해깊은 지도신부님을 뫼셔야 한다.
張赫杓(筆者·釜山大洋工業校 敎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