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을 보내고 1961년을 맞이하여 이 새해를 전망(前望)함에 있어 가톨릭신자로서 가장 큰 관심사는 명년(1962년)에 「로오마」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2차 「바티칸」대공의회(大公儀會)에 대한 준비이다.
1870년 이래 90여년 만에 개최될 이 역사적 거사의 첫 목적이 제4세기(世紀)에 「콘스탄티노불」에서 「로오마」의 권위에 대항할만한 세력을 갖고 가톨릭교회에서 분리(分離)되어 나간 동방 「올토독스」(政敎)의 1억5천만 형제들이 다시 공통된 거룩한 어버이의 집으로 돌아오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신비체가 하나로 완성되도록 그길을 마련하자는데 있는 것이며 둘째 목적은 현대생활의 필요와 사정에 적합하도록 교회법전(法典)을 현대화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라 한다.
공의회 개최를 위한 준비사무는 작년부터 착수되어 제1차 단계는 이미 끝내었다하며 「올토독스」(政敎)측이나 「프로테스탄트」각파에서도 이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금년에 들어서는 더욱 구체적인 사무가 진전될 것으로 보여지는데 교리(敎理)적으로 또는 조직(組織)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교파(敎派)들이 하나로 합일(合一)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크리스티안」의 이상이요 슬픈원(悲願)이었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교황성하께서도 그리스도 신자의 재일치(再一致)와 공의회의 성공을 위하여 기구할 것을 전 세계 가톨릭신자들에게 요청하시면서 『오는 공의회가 새로운 성신강림이며 천지를 움직이는 사건이 되도록 기구하라』고 호소하셨다.
한국 국민으로서의 우리는 제2공화국 수립 제2년을 맞이하는데 이 해가 희망만의 가득 찬 해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느끼고 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새해에 일어날 여러 문제들을 전망해 볼 때 이것이나 저것이나 전도에 많은 곤란이 가로놓여져있어 국민의 각오를 요청하고 있는 점에서는 모두 일치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민족의 앞길에 놓여져 있는 문제들 가운데는 역사적 지리적(地理的)인 특수 상태에서 유래된 것도 있고 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하나의 공통적인 위기에 관련되어 있는 것도 있는 것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하나하나의 사태(事態)는 말하자면 현대라는 역사적 조류(潮流)의 표면에 떠오른 적은 파도로서 문제의 깊은 저류에는 문명의 조류가 있다는 것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새해를 전망함에 있어 생각지 않으면 안 될 것은 너무 눈앞의 현실적인 작은 일에만 사로잡혀 대국(大局)적으로 사리(事理)를 보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치 4·5세기 후대(後代)의 사람들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라는 하나의 시대를 비판하고 분석하는 거시적(巨視的)인 관찰이 필요하며 국민 전체의 도덕적인 자각과 단결과 신생활운동이 요청되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거시적 안목(眼目)은 현재의 순간순간의 행동에 대해서 적절한 결단(決斷)을 내리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며 우리는 역사의 조류(潮流)에 흽쓸려 떠나려감이 없이 역사에 대해서 주체적(主體的)인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니, 교황 <요안>23세께서는 이번 성탄의 메시지 가운데서 『명예(名譽)로운 행동을 하라』고 특히 권고하셨던 것이다.
가톨릭신자임과 동시에 대한(大韓)의 아들딸인 우리는 겨레와 현제들에게 대한 사랑으로서의 전교(傳敎)를 생각해야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 있어서 어떠한 방법이 전교를 위해 가장 유효한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많은 신자들의 가슴속에는 올해야말로 한국교회에 있어서 가장 좋은 해가 되도록 하려는 원의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객관적 조건은 좋아지고만 있다고 말할 수 없다. 8·15의 해방 이후 많은 노력이 교회에 의해서 베풀어졌으나 노력에 정비례(正比例)하게 성과가 상승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금년은 작년보다도 어떤 면에 있어서는 객관적 정세가 오히려 곤란이 증가된 부면도 있을 것이다.
금년의 출발에 즈음하여 우리가 다시 한번 소리를 높여 강조하는 것은 『힘을 집결하자』는 것이다. 종(縱)과 횡(橫)의 연락을 보다 긴밀히 하고 전체적인 효과를 배가(倍加)하도록 방법을 강구해보자는 것이다. 가톨릭의 종교적 전통(傳統)이나 문화적인 유산(遺産)이 거의 없는 이질적(異質的)인 이 땅 사회에 있어서 「가톨리시즘」을 침투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길은 가톨릭 신자들이 교리(敎理)에 있어서의 일치(一致)만이 아니라 행동에 있어서의 일치가 긴요한 것이다.
1961년의 과제는 『일치(一致)를 위한 노력』이다. 먼저 신앙의 일치를 위하여, 둘째 국민의 도덕적인 단결을 위해서, 셋째 가톨릭신자들의 행동의 일치이다. 이러한 의향(意向)아래 천주의 자비하신 은총을 기구하는 것이며 우리나라가 천주의 섭리로 배정된 사명을 충실히 다하도록 그 길을 비추시기를 기원하면서 적극적인 전진(前進)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비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