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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공과와 옛공과를 대조해 본 결과 「망친 것」이 서문과 목록을 포함하여 2백11처나 되고 「바꾼 것」이 1백44처나 되고 「늘인 것」이 1백11처나 되고 「줄인 것」이 99처나 된다.
이 4종의 565처나 되는 『본보기 대조표』를 지면관계로 실릴 수도 없고 또 일일이 하나식을 설명함은 너무 장황할뿐 아니라 위에 「본론」 설명에서 대강 짐작할 수 있겠으므로 여기는 오직 그 「망친 것」이라 제목한 것 중에서 몇가지만을 주로하여 그 해설을 붙여 보기로 하거니와 「새공과」의 페-지 수를 일일이 먼저 적어 그 출처를 밝히었다.
① 2면=『알게 하셨으니』 는 옛공과에 『알았으니』가 옳다. 이는 길게 설명할 필요 조차 없이 라틴어 본문에(Cognovimus) 「꼬뇨비무스」로 되어있다. 이 축문은 6세기말 바로 저 유명한 성 대그레고리오 교종께서 소위 「꾸르수스(Cursus)」형(型)의 표본으로 친히 지으신 「걸작」인데 이 「꼬뇨비무스=알았으니」가 바로 그 「따르두스(Tartus)」이기 때문에 달리 바꿀수도 없는 것이다. 이 「꾸르수스」형(型)은 7세기말에 중지되었다가 11세기에 복고(復古)된 것이 15세기에 아주 포기되고만 것이다. 짐작건대 새공과 개찬자는 「우리로 하여금」 밑에 「알았으니」란 문법에 어긋난다고 본듯 하나 이 「하여금」은 저아래 「이르게 하시」에 내려가 붙는 것이지 「알았으니」에 붙을 것이 아님을 채 깨닫지 못한 까닭인 듯하다.
② 2면=「그리스도를 인하여 하소서」는 옛공과에 「위하여 하소서」가 옳다고 필자는 주장하고 싶다. 그러나 새공과 개찬자는 축문 끝에나, 도문에나, 어디던지 「위하여」는 모조리(약 백10번) 「인하여」로 고치되 심지어 588면에 「전선을 현양함을 위하여 천지 만물을 만드시고」까지 「현양함을 인하여」라 하고 68면과 640면에 「주신 은혜를 위하여 사례하나이다」도 「인하여 사례……」로 고쳤고, 이와같이 646면에 「이 해에 주신 공은과 사은을 위하여 네게 사례하오며」도 물론 「인하여」로 고쳤다. (꼭 이 식으로 나가야만 된다면 45면 「또 너를 위하여 모든 사람을…… 사랑하나이다」는 왜 「인하여」로 고치지 안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여 하나이다」 또는 「저 성신을 인하여 강임하사」 등에 나오는 그 「인하여」와 「전선을 현양함을 인하여 천지만물을 만드시고」 또는 「주신 은혜를 인하여 사례하나이다」 등에 나오는 「인하여」가 똑같은 말이 아닌 것이다. Proptar. Per. In이 다 같지 않다. 라틴말에 Causativum과 Muticum이 다름 같이 우리 말에도 「원인」과 「동기」는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 말에 「위하여」란 누구를 「위한다」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중히 여겨」 「때문에」 또는 「말미암아」의 뜻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위하여」가 어색하면 차라리 「그리스도를 말미암아」로는 고칠지언정 「인하여」로는 바꿀 수 없다. 「은혜를 위하여」 또는 「현양함을 위하여」 그리고 모든 도문에 「위하여」 예를들어 「네 영광을 위하여」 「네 부활하심을 위하여」 등은 바로 「소중히 여겨」 또는 「때문에」의 뜻인 즉 그대로 「위하여」로 둘 것이다.
③ 4면=옛공과의 「천주를 믿고 일쩔 사망한……」을 새공과에는 「일체」로 고친 것은 잘못이다. 사실 새공과에 이 「일체」가 여덟번 나오는데 그 중 한번(607면)은 번역된 경문이므로 논외로 하고, 그 남아 일곱번은 옛공과의 「일쩔」을 고친 것이다. 그러나 위에 말한 「구절조화」(句節調和)에 비추어 어조상 (Euphonically)으로만 듣더라도 「믿고 일체 사망」보다 「믿고 일쩔 사망」이 훨씬 더 순조롭거니와 현행 「국어 새 사전」(1958년 3월 2일 발행)에만 보더라도 「일체」는 단지 명사로는 「온갖것·모든것」 부사로는 「온갖·모든」 이 뜻 뿐이로되 「일쩔」은 「일체」의 뜻 이외에 또 다시 「아주·도무지의 뜻으로 사물을 「부인」 또는 「금지」할 때에 쓰이는 말」이라 하여 현재 버젓이 쓰이는 말일 뿐 아니라, 「잇따이(一體)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저 일본말에도 「거부」(拒否)의 뜻을 표시할 적에는, 역시 「잇셋쓰=一切」로서 「일쩔몰라」로 사용되고 있거늘 「일쩔 끊어버리」, 「일쩔 죄에… 버리고 멀리하여」, 「마리아 일쩔 하자없으시나」 「주는 일쩔 유감에 빠짐을 허치 말으시고」 등등 분명히 모두 「거부」의 뜻을 가진 이 「일쩔」을, 모조리 「일체」로 고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朱在用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