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지상(地上) 생활은 「천주의 진실의 현존(現存)」이었는데 그리스도께서는 이 천주의 현존을 모든 인간 가운데 계속하여 전개(展開)하여, 하여금 인류를 이끌어가고자 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당신 뒤에 가견(可見(의 단체이며, 생활하며 움직이고 있는 사회(社會)로서의 모든 특징을 가진 -법률(法律) 영도자(領導者), 하부조직(組織)을 가진 사회를 남기시었으니, 그리하여 우리 각자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적 현존(神秘的現存)을 보존하며, 계속하는 그 단체야말로 「로마 가톨릭」 교회인 것이다.
창조주(創造主)시면서 그 권능(權能)을 직접 행사하지 않으시고 유형(有形)의 인간을 써서 행사(行使)하시는 천주께서는 당신의 교회에도 당신의 권늘 대행(代行)하는 가견(可見)의 유형(有形)한 영도자를 두었으니, 천주의 성자(聖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교권(敎權)을 통하여 오늘날도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며 인도하고 계시는 것이다.
『너는 <베드루>(礎石)라, 나 이 반석 우에 나의 성교회(聖敎會)를 세울 것이매 지옥문이 처이기지 못하리라. 나 또 네게 천국열쇠를 주리니, 네가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맨것은 하늘에서도 맬 것이오, 네가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푼것은 하늘에서도 풀리라』(마두 16장 18-19)고 그옛날 「비리버세사레아」에서 <시몬>에게 하신 그리스도의 이 말씀에 의하여 <베드루>는 예수의 대리자가 된 것이며 수종도(首宗徒) <베드루>의 후계자에게는 그리스도께서 <베드루>에게 부여하신 것과 같은 구실이 변함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 구실은 그리스도교회의 움직일 수 없는 바탕으로서 일치(一致)와 견고(堅固)를 수호(守護)하며 모든 신자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그르침(誤謬)없이 전하여 그들을 권위(權威)와 사랑으로써 생명의 길에 인도하는 것이니, 즉 교회의 최고목자(最高牧者)이며, 그르칠 수 없는 교도자(敎導者)요, 성주(聖主) 그리스도의 가견적대리자(可見的代理者)로서의 구실인 것이다. 그 아래서 모든 신자는 확실하게 천주의 가르침을 알고 성신(聖神)의 은총을 받으며 안전(安全)하게 영원의 본향(本鄕)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베드루>와 그 후계자에게 주신 그리스도의 약속에 따라 「베드루의 교좌(敎座)」위에 내려지는 최상성우(聖佑)에 의하여 암흑의 권세는 교회를 이길 수 없으며 교회는 이 세상 풍파가운데서 인류의 구원(救援)을 위하여 그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요구로서의 교권(敎權)은 아니고 소신(所信)의 일치를 이룩하고 또한 보유(保有)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것이다. 가톨릭 신조(信條)를 잘 이해하면 가장 압제적으로 보이는 이 교권 때문에 오히려 가톨릭 신자의 신앙생활이 모든 인간적 권위에서 해방되고 참으로 그리스찬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수긍(首肯)될 수 있는 것이다. 가톨릭신자는 학자(學者)나 웅변가의 슬하에 꿇어앉아 가르침을 듣는 것이 아니다. 「베드루의 교좌」를 차지한 교황이 대신학자(大神學者)의 교의(敎義)를 설명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듣는 것으로서 그 개인의 재간(才幹) 여하같은 것은 순 신앙문제에 관해서는 전연 무관(無關)한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인물이 교황위에 오를지라도 교황청의 전통(傳統)은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교회는 교황이라는 엄연한 최고의 목자와 판관(判官)이 있어 그가 모든 이론(異論)과 분쟁에 대한 일체의 최후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교회의 통일의 비결과 신앙의 일치 비결은 바로 여기있다.
로마 교황청은 2천년의 오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어떠한 파란도 겪어 넘기었고 언제나 그 시대에 적응(適應)하면서 구령(救靈)이라는 그의 사명을 충실히 다해왔던 것이니 <베드루>에게 주어진 교황의 성좌(聖座)는 현재 <요안> 23세까지 2백6십2대에 이른 것이며 이 교좌(敎座)는 세상이 끝날때까지 면면히 계승되어 그리스도께로부터 받은바 구실을 다하여 갈 것이다.
그리스도의 산 신비체인 교회가 초자연적 질서에 있어서 보편적(普遍的) 존재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자연질서(自然秩序)에 있어서도 교회의 보편성은 역사를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평화에의 노력은 천주의 평화에로 결합하지 않고는 성취될 수 없다. 우리들은 지상에서 「완전한 평화」의 실현이 될 것을 믿고있지는 않지만 그러나 지상의 평화가 천주의 평화와 결합되고 이에 의해 지탱될 때 보다 행복한 보다 평화한 사회가 출현될 것은 틀림없다. 두 진영(二大陣營)으로 대립되어 참된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 세계는 「로마」의 소리를 귀기울여 들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