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혁명」은 어의(語義) 그대로 현실적이 못되고 말았으나 이상적으로 장렬(壯烈)한 그 정신을 부인할 수가 없다.
비록 「정신」만일망정 그것은 극히 보귀(寶貴)하다. 정치적으로 막연했다손 모든 불의를 죽음을 걸고 저항하려는 인간적 도의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그 때문에 국한된 정치 혁명보다도 광범한 「인간혁명」의 기본적 의의가 더욱 크다. 그러나 이 「혁명」의 뭉친 힘이 갈데까지 못가고 풀리진 덕분에 반혁명 세력이 「합법」을 편승하여 되살아나는가 하면 「혁명」에 대한 청춘의 거의 본능적인 갈망을 화사(華奢)한 「현대문학」의 수사(修辭)로 부채질하여 냉혹한 현실을 솜같은 감상적(感傷的) 「꿈」으로 의장(疑裝)하여 「지성」을 어지럽게 하도록 계획된 명문이 공개되고 있다.
「법황」까지 인용됨은 젊은 가톨릭까지도 부지중에 동의하도록 한 시도(試圖)일 것이다.
공산당 자체는 세계적으로 단결을 강화하는 반면에 그리스도 교회의 일치를 「애국」의 미명아래 분렬을 강제하여 불법 주교를 37명이나 「당」의 멋대로 「선출」했으며 「종교자유」의 허명(虛名) 아래 지조있는 성직자들을 비롯하여 순직한 교도 수만명을 이미 학살했고 투옥·감금·연금·강제노동의 종교박해가 아직도 왕성히 진행중인 「중공」이 UN에 가입해야 「한국」이 통일된다는 등. 「여름의 후퇴」보다 더 참혹했던 「겨울의 후퇴」가 「중공」의 개입 때문이었음을 잊으라는 듯. 현재 「콩고」에서 반UN군 부대를 「중립국」(?)인 「첵코」의 장교가 지휘하고 「라오스」의 혁명군이 「중립」의 탈을 벗었고 「큐바」에서 「민병대」가 그리스도교회를 직접으로 위협하는 오늘날 「중립국」을 청해다가 남북총선거를 하자는 등.
포악한 6·25 남침으로 붉은 제국주의의 앞자비인 공산당 정권 아래 창작의 자유가 없는 「북한」과 문화 교류를 해야만 동포애라는 등. 신문이 없는 농촌에서는 가뭄을 「중공」 승인에 관련시킨 유언비어가 들린다. 이러한 정세 아래 지난 8월 14일에 <김일성>의 「남북 문화 경제 교류」 제안이 보도되었다. 특히 『아시아의 공산주의는 아시아만이 해결하리라』는 인조(人造) 「꿈」은 『한국의 공산주의는 한국인이 해결 하리라』는 환상을 자아내게 하여 남북분단의 허물을 UN군의 「남한」 주둔에 돌이키도록 유도(誘導)한다.
이러한 말이 버젓이 오가는 이즈음 「일본」에서 재일교포 북송안의 연장이 논의되는가 하면 적십자 국제본부의 <주노>씨의 내한을 계기로 소위 「실향사인」(失鄕私人)과 그 가족 사이의 서신교환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우리 당국은 「실향사인」과 「강제납치」의 사실상 차이를 먼저 밝힐 것이다. 특히 천주의 적과 관련된 사건에 있어서 인위적인 「법」 조문에 앞서 있는 「인간」의 「지성」과 「도의」를 강력히 주장할 것이다. 따라서 「피납치 인사」의 송환을 먼저 주장할 것이다.
「일본」서 「북송」 자원자 심사를 감시한 적십자 국제본부로 하여금 현재 늘어가는 「재남환」(再南還) 자원자를 재심사하도록 주장해야 할 것이다.
「북송」을 저지못한 과오의 보상일뿐 아니라 「북송」만을 승인하고 「제남환」을 그리고 반드시 다수일 「월남」 지원자를 방임한다면 적십자 국제본부는 무엇으로써 「중립」을 표방할 것인가? 설사 백보를 양보하여 우선 서신교환의 길을 임시로 강구한다손 오고가는 서신에 「아리바바」의 저울대 접시 밑바닥을 철저히 살필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트로이」의 목마(木馬)보다 더욱 면밀한 주의가 요청된다. 이때 만일 우리가 당국이 불완전 할 수 있는 「법」 조문에 구해되어 사실에 입각한 정당한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면 무엇으로써 「4월」의 『인간 도의 혁명』을 완수할 것인가? 젊은 이들의 피가 한방울 한방울 솟치며 부르짖음에 귀를 막지 말 것이다. 이 보귀한 「인간 혁명」을 어느 다른 정치혁명으로 변질시키지 말 것이며 반대되는 노선으로 뺏기기는 더욱 경계할 것이다.
한마디로 맺으면 우리당국은 <주노>씨를 통하여 「국적」으로 하여금 재일교포 북송의 비인도성 비중립성을 인식케하고 「피납치자」의 송환을 비롯하여 「재남환」 「월남」의 자원을 실현토록 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