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信任) 내지 「신앙」 그리고 「친밀」 「합작」 등 모든 좋은 일의 시작인 「이해」는 말을 통해 이루어진다. 「불신」(不信)과 모든 불행의 원인인 「오해」도 역시 말로 말미암는다. 듣는 편에서 잘못 알아듣고 오해하는 수도 있고 말하는 편에서 잘못 말해 오해시키는 수도 있다. 어쨌든 「오해」는 하는 편에서는 불행이오 당하는 편에서는 손해다. 서투른 말로 오해를 자청하느니 숫재 아무말도 안했던들 덕은 없어도 손해나 없었을걸!
▲ 그런 불행과 손해가 「번역」에서도 일어난다. 당시의 오역(誤譯)이라기보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오역은 아닌대도 오해시키는 것이 있을 것이다. 사어(死語) 「라띤」어를 고수하면서도 번역만은 서서히 변천하는 활어(活語)에 맡기는 성교회의 타당하고도 슬기로운 태도는 그런 일을 지양하고 있다. 「시대」의 「이해」를 위해 공과책 문답책은 물론 성경도 새로 번역하는 예가 그것이다.
▲ 우리 내부에서는 설령 낡아빠진 용어라도 그대로 통하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어야 하고 또 그릇 해석되지 말아야 할 용어가 성교회에 대한 오해를 일으키는 예가 혹시나 없을런지? 있다면 「임금皇」자를 밑에 방춘 「교황」이라는 용어일 것이다. 거이 빈번히 장황한 설명을 해야만 비로소 「오해」가 풀리는 것이 사실이다.
▲ 지난 여름에 「파띠마」 에서 어느 주교님이 현대의 3대 Devotion을 들어 「성모신심」과 「성체신민」 그리고 「교황 Devotion」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교황」에 관한 이해는 우리밖의 형제들이 「아비의 집」으로 돌아오는 동기가 될 것이며 사회적으로는 반공전선에 있어서 우군(友軍)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영어 Pope만을 캐보아도 「천황(皇)」이나 「진시황」이나 「나포레온황제」와 함께 휩쓸어 해석될 요소는 하나도 없다. 구태여 「임금皇」자로 번역해야될 것인가? 명년부터는 「전례」까지도 전교지방에서는 변동이 되는데 Pope에 대한 전교지방민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보다 타당한 새 번역이 필요하지 않을런지? 언제나 당신의 목자(牧者) 자격을 강조하시는 현 교황님께서 이것을 알으시면 무슨 말씀으로 우리를 웃겨주실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