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학생들의 전국대회가 올해는 전남 광주에서 열린다. 즉 이달 28일부터 8월2일까지 6일간의 연중 최대의 학생행사를 하게된 것이다.
여기 가톨릭 학생 전국대회의 본령(本領)을 뇌여보고자 한다. 수회를 거듭한 대회인 만큼 대회자체의 전통도 있겠고 의례적인 곳을 갖추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첫째 강조할 것은 대회의 중심(中心)사상 중심행사이다. 작년 서독에서의 「만국성체대회」 때 저 유명한 「인도」의 <그레이셔스> 추기경은 『만국 성체대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 즉 그 중심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치 않고 미사성제이라고 하겠다. 미사성제는 이 대회의 중심이다』 이렇게 갈파(喝破)했었다. 그 때 「뮨헨」 각 본당에서는 이 동양 추기경의 말씀을 인용하고 이 본당에서 올려지는 이 미사가 곧 대회의 중심이라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이 성대한 가톨릭학생들의 전국대회의 중심(中心)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그것은 「기도」이다. 미사, 성체강복, 묵상, 묵주신공, 조만과 등을 대회의 중심행사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과연 그 중심이었을 때 우리는 최대의 격리와 찬사를 보내기에 인색치 않으리라.
이와 동등한 중랴으이 것이 있다면 각 「세미나」이다. 이 「세미나」에 관해서는 수개월 앞서 준비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많이 준비되고 예정된 행사에서 보는 일종의 통폐는 내용보다 형식에 흐르는 일이다. 이것은 각 「세미나」 「리이더」의 진실한 태도에 따라서는 쉬이 시정될 수 있는 일이다. 원만하면 자유로운 토론분위기를 마련해 주고 거기서 백_하는 이견(異見)을 참으로 귀중한 자료(資料)로 수록할 수 있어야 하겠다.
이번 1「세미나」는 공산주의 문제를 취급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이런데서도 실효(實效)를 걷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연구방침(硏究方針)이 서 있어야 한다. 가령 두 방면(方面)을 구분(區分)할 때 연구방법은 뚜렷해질 것이다. 그 하나는 『원리(原理)』이다. 공산주의의 사상성(思想性), 그 철학으로서의 방향은 과연 어떤가. 또 그 발생적(發生的)인 역사적 배경 등 공산주의의 역사를 연구한다는 것은 그 원리면에 속하겠다.
다른 하나는 그 현실(現實)이다. 각 처에서 보는 공산혁명 혹은 반(反)혁명의 양상(樣相)을 사실대로 알아본다는 것은 중요하다. 각 「세미나」에서 「원리」와 「현실」을 구분(區分)해서 추궁해 가면서 또한 연결시켜야 한다. 「원리」와 「현실」의 구분은 분리(分離)가 아니라는 원칙을 적용시켜야 한다고 할까. 어쨋든 현실에 즉응(卽應)되는 연구 이런것이 요긴하겠다. 가령 윤리의 본질을 논하는 것도 좋겠으나 윤리와 성(性)윤리와 교육, 윤리와 사회 「마스·콤·」 문학, 예술, 영화 등 어느 각도(角度)에서 공부해가므로 오히려 쉬이 윤리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세미나」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게 될 줄 예상된다. 일본 학련은 이번 대회에 「교회재일치」 문제를 크게 취급하고 「프로테스탄트」측 신학교 수의 연설을 듣기로 했다 한다. 이런 것 역시 당면한 과제를 잘 다룬 것이라 하겠다. 한국 교회에서의 학생들의 위치(位置)를 생각해 볼 때 그 이중사명(二重使命)을 상정(想定)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제소속 본당에서의 사명이다. 본당에서 할 일은 너무나 많다. 학생이 아니고서는 씩씩하게 나설 수 없는 일이 허다하다. 만일 본당 안에서 학생들이 활기(活氣)를 잃을 때 본당 안은 쓸쓸하리 만치 침체(沈滯)해지고 그 빛을 잃을 수 있겠다. 또 하나의 사명은 제소속 학교에서의 그것이다. 학생사도직의 장소는 학교이다. 가톨릭 학생 각자는 학교에서의 소금이요 빛이어야 한다. 소금이요 빛이될 수 있는 길은 무엇이겠는가? 특히 대학생들이 자기 학과분야에서 학과를 통한 사도직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까.
어느 모로 생각해보나 이번 가톨릭 학생들의 모임은 중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여기 대한 방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대개 같은 때에 열리는 일본학련 전국대회에 지도신부만 50명이 참가하고 있다.(8월1일 동경상지대학에서)
「빡스·로마나」에서 크게 강조하고 있는 「워크·캠핑」에도 주목할 만 하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젊은 세대란 그 활동성을 발휘할 장소를 못찾아 기를 쓰고 있다.
회의방식에 의한 구두(口頭)활동 보다 몸으로 봉사할 수 있는 방법 역시 무수히 있겠다. 학생들의 봉사대(奉仕隊) 깃발이 각처에 들어가서 땀을 흘릴 때 그 자체로서 모든 효과를 걷을 수 있는 것이다. 가톨릭 학생은 입으로 보다 몸으로 봉사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하겠다. 「워크·캠핑」은 본래 「인도」에서 시작했다. 「인도」 가톨릭 학생들이 산간벽촌으로 들어가 이 운동으로 전교회에 대한 새인식을 준 바 있었다.
끝으로 지도강습회의 성과에 큰 관심을 보내는 바이다. 총연합회측이 밝힌대로 이번 지도자강습은 첫회이라고 한다. 또 그 당무자들이 지적한대로 한국의 실정은 이 지도자의 양성에 진덕을 기울어야 할 줄 안다. 그 좋은 증거가 있다. 어느 곳이나 훌륭한 지도자가 있는 곳에 큰 성과를 올리고 있음을 본다. 완전한 제도(制度)를 수립한다는 것은 긴급하다. 그러나 이에 선행(先行)할 것은 지도자의 양성이다. 아마 이것이 곧 한국의 실정일 것이다. 작년부터 총연합회는 이 지도자 양성에 꾸준한 노력을 계속해 왔었다. 「가톨릭·악숀」을 「리드」할 만한 지도자의 역량(力量)은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족하겠는가. 여기에도 일정한 「레벨」을 설정했으면 좋겠다. 고등학생이면 얼마 대학생이면 어느 수준(水準)이면 하는 선(線)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연자오디어 장차는 지도신부 강습회도 있어야겠다. 직접 혹은 간접으로 학생을 접촉하지 않을 수 없는 모든 신부들을 위한 강습회로 요긴하다. 학생이라는 특수한 주체(主體) 및 그 환경을 발달된 교육심리학적 혹은 사회학적 견지에서 살펴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또한 시시(時時)로 변동하는 그 조건을 포착하기 위해서 매년 이 모임이 바복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학생회에 보내는 우리의 바램은 이같이 방대하다. 염천(炎天)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기어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물샐틈 없는 진행을 강행(强行)해주기 바란다. 우리의 현실은 초비상시국에 놓여있다. 언젠가는 한 번 이 급박한 현실은 처리할 그 책임을 쌍전에 져야 하지 않겠는가? 총연합회 지도신부의 말씀을 새삼 인용하겠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을 다 하지 않으면, 5년 후에는 지금의 10배 힘들 것이다』 이런 계산이 불행히 적중된다면 그러면 5년 후에는 우리는 학생운동을 감당할 지금의 10배의 힘을 동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회의 중심사상, 중심행사에 전력할 것과 그 모든 성공에 최대의 관심을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