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에서 한국가톨릭출판관계 책임성직자들의 회합이 있었다. 『경향잡지』를 발간하고 있는 CCK(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와 『가톨릭청년』과 『가톨릭소년』을 발간하고 있을뿐 아니라 교회서적의 출판으로서는 가장 오랜 전통과 많은 실적을 갖고 있는 「경향출판사」와 『가톨릭시보』 사장 등 한국교회의 4대 정기간행물 발행책임자와 성분도수도원출판부 대표 및 서울 소신학교 출판관계책임자들이 참가한 이 회의에서는 ①가톨릭출판기관 상호간의 사업계획보고 ②신간서적 및 정기간행물 상호이 선전협조에 관한 것 ③가톨릭출판과 언론에 종사하는 실무자(實務者)의 지식수준 향상 및 양성(養成) 문제 ④해마다 계속할 대표자 회의와 실무자 회의 개최 문제 ⑤공동의 보급소(普及所) 설치에 관한 문제 ⑥영화(映畵)윤리심의회(倫理審議會) 구성에 관한 문제 ⑦가톨릭용어(用語) 통일에 관한 심의와 『용어사전』(用語辭典) 간행에 대한 문제 등이 토의되었다는 바 이러한 성질의 회의로서는 실로 수십년만에 처음 가지는 뜻깊은 회합으로서 만시의감(晩時之感)이 없지도 않으나 여하튼 근래에 드문 반가운 소식의 하나로 경하하여 마지 않는다.
현재 한국 가톨릭출판의 당면한 난관은 첫째 구매력(購買力)이 없고 대금의 회수 순환이 느려서 그 자체의 채산(採算)을 맞출 길이 없어 항상 손해보는 간행(刊行)을 계속해야 하는 것으로서 따라서 자금의 곤난인 것이다. 이밖에도 종교출판물이기 때문에 겪어야만 하는 여러가지의 애로가 참으로 많다. 이러한 점은 각 출판기관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불합리한 경영을 해오면서도 공동대책(對策)하나 마련하지 못한 그간의 사정에 비추어 이번에 서로 횡적인 긴밀한 협조아래 포교전에 있어 통일전선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의의가 있는 것이다.
무른 포교활동은 그 시대와 장소와 대상(對象)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기에 현재 문명이 여러형태와 전체의 동향(動向)을 살펴 그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긴요한 일이다. 현대 사회가 비(非)그리스도교화(化) 되어간 원인의 하나는 이른바 『매스 코미니케이숀』(通報技術)의 발달로 신문·잡지·영화(映畵)·「라디오」·「테리비죤」등이 모르는 사이에 혹은 권력자의 의도(意圖) 아래 신앙을 죽이는 분위기를 만들어간데 있는 것이다. 특히 반(反)종교적인 「이데오로기」와 반그리스도교적인 도덕관(道德觀)이 널리 유포(流布)되기에 이르른 것은 그러한 기술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므로 가톨릭신자가 교회의 교의(敎義)의 지침(指針)을 선포하기 위해 「매스 콤미니케숀」을 이용한다는 것은 절대로 필요한 일이며 이와 관련되어 여러가지의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우선 종교교육에 있어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시청각(視聽覺)에 호소하여 구체적인 신앙생활을 설명해주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며 위험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믿음직한 신자의 양성이 목적인 것이다.
출판물과 방송과 영화를 이용한 전교활동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아서는 안될 것이니 이같은 시대의 전교활동이 다만 관념(觀念)적이며 추리편중(推理偏重)이라면 대중(大衆)을 이끌어 드리기는 곤난할 것이다
우리나라 가톨릭출판이 최근에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일반 세속출판물들에 비해 볼 때 그 발전의 진도는 너무 느리고 미약한 점이 많다는 것을 솔직히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오늘날 한국 가톨릭신자들에게 부과된 가장 큰 과제의 하나는 가톨릭출판기관들을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 좋은 출판물들을 많이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며 또 어떻게 시청각(視聽覺) 문화를 통하여 복음을 널리 전파할 수가 있느냐 하는 문제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우선 시급히 필요한 것은 가톨릭 출판물을 보급하는 조직이다. 현재 여러종류의 「가톨릭 액숀」 단체가 전국적으로 조직되어 활발한 행동을 전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단체들이 『문서전교』(文書傳敎)운동으로서 출판포교에의 노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면 성과가 클 것이다. 이 단체들이 제각기 기관지(機關紙)를 가진다는 것은 자연적인 일이지만 그것때문에 교회 전체의 사업에 대하여 협조가 등한해져서는 안될 말이다.
또 출판전교의 세포(細胞)로는 각 본당에 성서와 성물판매소를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더욱 적극적인 출판전교에 종사하는 위원회(委員會) 같은 것이 있어 출판사와 긴밀한 연락아래 정기간행물의 구독알선과 권유 신간(新刊) 소개 일반세속서점에의 위탁판매연락, 독자의 희망과 여론의 조사 등, 사회학적인 지식의 바탕 위에서 사도직 활동으로서 한다면 크게 공헌할 것이 틀림없다.
출판기관들은 상호긴밀한 연락아래 노선(路線)과 부문(部門)을 분담하여 통일전선을 펴야할 것은 물론 일반 신자들도 『복음을 전파해야 할 의무가 각자에게 있다』는 사명을 깊이 깨닫고 현대에 있어 가장 힘 있는 전교활동의 하나인 가톨릭출판사업 육성에 대하여 협력과 공동책임의 각오를 새롭게 할 것이 요청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