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림주일(將臨主日)을 맞이하므로부터 교회 전례력(典禮曆)은 새해로 바꾸인다.
교회주년(週年)의 일년은 그리스도의 구속현의(玄義)를 순서따라 묵상하게 하는데 그 의의가 있어 일년을 크게 성탄절과 부활절의 두 시기로 나누고 각 시기는 축일을 중심하여 준비기간과 축일 후의 기간으로 다시 세분된다. 장림시기란 구세주의 내림(來臨) 즉 성탄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내림을 세가지 견지에서 고찰할 수 있으니 그 첫째는 역사적 내림으로서 영원한 천주의 말씀(제이위성자)이 1960년전에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빌려 「유데아」국 「베틀레헴」에 탄생하신 역사적 사실이며 그 둘째는 우리들이 매일같이 체험할 수 있는 현실적 내림인데 여기에는 신비적인 성총으로 인한 내림과 물리적인 영성체로 인한 내림 두가지이고 그 셋쩨는 장래에 있을 재림으로서 세상 종말에 뭇 백성을 심판하려 오실 바 정의의 재판관(裁判官)으로서의 내림이다.
전례는 위에 말한 세가지 내림을 토대로 하여 장림시기에 맞갖은 준비를 시키고저 한다. 우선 장림시기를 네(四) 주일로 나누고 고교(古敎) 「유데아」 백성들이 「메시아(=구세주)」 오시기를 사천년동안 도개하던 것을 회상하는 의미에서 그때 그때 「메시아」의 내림을 고하는 <이사이야> 선지자의 예언을 들려도 주고 또 「메시아」에 바로 앞서 세상에 나와 구세주 모실 준비의 사명을 다하는 선구자 <요안> 세자의 모습을 보여도 주고 또 직접으로 구세주를 자기 몸에 품어 낳으신 동정녀 <마리아>의 정신을 소개도 한다. 이 위대한 세 지도자의 말씀을 듣고 그 정신을 본받아 구세주 모실 준비를 갖춤이 우리의 할 바이다.
역사적인 구세주의 내림을 묵상 함에 있어서는 구속에 대한 열망과 구세주께 대한 흠모와 감사의 정을 이르켜야 하며 신비적 내림에 대하여서는 매일 반복, 체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것이매 무엇보다도 먼저 죄에 대한 진정한 뉘우침과 착실한 보속과 굳은 회개의 결심을 하므로써 잃었던 성총을 도루 찾고 가진 바 성총을 늘여 자아성화(自我聖化)에 힘써야 한다. 이는 동시에 물리적인 구세주의 내림 즉 영성체로 인한 그리스도의 내 몸 안에 내림을 가장 합당하게 맞이 함이 된다. 이 외에 또 구세주의 역사적 내림을 바탕으로 하고 현실적이고 신비적인 내림을 죽는 순간까지 잘이어나감은 곧 셋째의 내림인 바 심판관으로서의 재림을 가장 적절히 준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와같이 과거 현재 미래에 걸친 구세주의 세가지 내림은 다 내안에 상호 연결을 맺어 자아(自我) 완성에 한 과정을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하건데 그리스도 이 세상에 내리사 십자가 위에 정사(釘死)하심으로써 비로서 인류에게 구원의 싹이 움텄고 각가지 성사를 통하여 구속의 성총을 각자가 받으므로써 각 개인의 구체적인 구원이 시작하고 성장하며 끝으로 심판때에 구세주의 재림으로써 구원의 완성을 본다. 그렇다면 장림시기를 맞이한 우리들의 생활태도는 어떠해야 할까? 이제 구세주께서 역사적 내림시와 같이 육체적으로 오실리 만무(萬無)하니 결국 성총으로 인한 신비적 내림을 맞이하기에 합당한 마음 준비를 갖추는 일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모든 죄악에서의 이탈과 피조물이나 자아에 대한 지나친 애착에서의 해탈이 필요하다. 이것들은 성총의 통로를 막고 그리스도와 나와의 거리를 멀리 해주니까…… 그렇지만 우리들은 이미 잘못이 많았으니 우선 급한 것이 통회의 눈물과 신뢰의 정(情)일 것이다. 그리고 장림수주일 서간경의 <바오로> 종도의 권고와 같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왔으니 어두움의 행실을 버리고 광명의 갑옷을 입고 대낮에 행동하기에 합당한 것과 같이 태도를 단정히 하고 폭식과 대취(大醉)와 음탕과 방종과 쟁론과 질투에 나아가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입어야』 한다 .
이 성경 구절은 방탕아 <아오스딩>으로 하여금 『집어 읽으라』는 아이의 신비로운 소리를 듣고 손에 잡히는 대로 성경을 마구 펼쳤을 때 눈에 띄인 첫 구절로서 그에게 결정적인 회개의 동기를 주어 더욱 유명하다.
회두를 필요로 하는 자 어찌 <아오스딩> 뿐이랴. 성총지위에 있는 영혼일지라도 그리스도와 보다 완전히 일치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회두가 더욱 요구되니 장림시기는 이를 위한 가장 적절한 때리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