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공의회의 해」이다. 지난 한해동안은 이 제2차 「바티깐」공의회에 대한 기대(期待)와 그 전망(展望)을 말해왔었고 공의회 중앙준비위원회 회의 진행상황 등을 중요한 소식으로 보도해 왔었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 이르러 동준비사업은 거의 종결되었음이 밝혀졌고 다시 그날짜를 정하지는 아니했으나 1962년 중으로는 역사적이요 세기적인 공의회가 「로오마」성좌(聖座)에 소집될 것임을 공식으로 선포하였다.
우리세대(世代)에 맞이하게 되는 공의회를 목전에 두고 우리는 솟구치는 감격을 가다듬어 그 시대적 의의(意義)와 사명을 지실(知悉)할 것이며 우리가 다같이 걸머져야 할 가장 큰 사업으로 여겨야 하겠다. 일끼지 <성아오스딩>은 『공의회는 교회에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가르쳤다.
교황은 <성베드루>의 후계자로 교도(敎導)와 사목(司牧)의 으뜸가는 통치자이겠지만 주교들은 또한 종도의 후계자로서 수위(首位)에 있는 교황과 직접 협동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주교들이 이같은 협동을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機關)은 곧 이 공의회인 것이다. 천주성신을 약속받은 주교들이 <성베드루>를 중심으로 (종도행전 2의 14) 교회창설의 대사업을 의논했음과 같이 현대 여럽문제를 앞에 놓고 그 해결의 길을 마련하자는 것은 「예루살렘」에서의 그 모임과 같이 중요하여 또한 천주성신의 도움을 힘입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공의회는 역사적 전환기(轉換期)에 처하여 그때마다 교회라는 거대한 배(船)의 평형을 천주성의(聖意) 대로 바로 잡아왔음을 본다. 가령 최초의 공의회는(323년=니케아공의회) 삼위일체의 가르침을 흔드는 이단(異端)의 위협을 처막았고 사목(司牧)에 관한 것으로서도 중요한 규정을 정했다. 「뜨렌뜨」공의회(1545) 역시 「프로테스탄트」 변혁(變革)에 대처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확정하는 동시에 안으로는 많은 개혁을 단행했던 것이다. 「뜨렌뜨」 공의회는 실로 교회가 오늘에 이르는 모든 발전에 활기(活氣)를 불어넣었다고 할 수 있다.
제1차 「바티깐」공의회(1869-70년)는 교황의 수위권(首位權) 불가류(不可謬) 등을 확인했는데 이는 교회 조직(組織)을 재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 관해서는 현 <요안> 23세께서도 재확인하는 언명을 누차 하신 바 있다.
이번 제2차 「바티깐」공의회는 그 규모에 있어 사상(史上) 최대의 것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 말한 최초의 「니케아」공의회에는 약 2백명의 주교들이 모였었고 「뜨렌뜨」공의회때도 약 2백명, 그리고 제1차 「바티깐」공의회에는 7백명이었다. 그런데 이번 제2차 「바티깐」공의회에는 전세계로부터 2천명이 넘는 주교들이 참석할 것으로 본다. 오늘의 여행조건으로서는 용이한 일이겠다. 우리에게 큰 감개를 자아내게 하는 것은 우리 본방인 주교들이 나가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같은 큰 규모를 가지게 되는 것 뿐 아니다. 거기서 취급될 의제 내용이 또한 획기적인 것이다. 지금가지 성명된 바를 통해서 그 큰 목적을 살펴보면 가톨릭신앙이 어마나 성장(成長)되었음을 검토하고 건전한 윤리적 부흥(復興)을 기하여 특별히 교회법을 현대의 요구와 현대의 사정에 적응(適應)하는데 있다. 이와 똑같이 중요한 것은 성좌에서 떨어져 나간 모든 그리스도교 형제들을 초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교회일치, 또는 신앙의 일치라고 칭한다. 여기 관해서는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 성하의 뜻을 받들어 적극적으로 행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연말 인도 「뉴데리」에서 「프로테스탄트」 세계교회회의(WCC)가 있었을 때도 성청은 공식 「옵써버」를 파견했고 각종 기도 행사를 통하여 동회의의 성공을 충심으로 빌어왔다. 또 성좌에는 교회일치국을 두어 이 문제에 전념(專念)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고도로 발달된 통신·교통방법은 이 대공의회를 어느 국제회합보다 훌륭한 효가를 거두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문명의 이기(利器)보다 중요한 것은 천주섭리(攝理)에 합당한 우리의 소망(所望)을 위로 전달하는 일이다. 그것은 기구(祈求)이다. 이제 우리는 먼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전에 닥아선 공의회의 성공을 바라는 기구를 바쳐야만 하는 것이다.
그 가장 효과적인 기구를 올리기에 윌는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가?
거듭 강조하거니와 저 「로오마」에서 전해지는 모든 소식에 귀기울이자. 항상 권위있고 진취적인 그 소식들이 우리의 신앙을 가멸(富)케 하리라. 또 그것은 우리 자신부터 먼저 성좌와 일치(一致)하는 초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