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소정의 군사훈련을 마친 18명의 젊은 신부들이 곧 각 부대에 배치되어 군종성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1월 27일 각각 현역 중위로 임관) 가톨릭 군종의 강화는 오래 논의된 것이다. 그러나 성직자의 부족으로 전혀 그 수를 충복시키지 못해오던 중 이번에는 18명의 새 신부들을 얻어 군종창설 이래 가장 많은 수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오랜 성직경력과 군사경력을 겸비한 (=柳鳳九 神父) 군종신부 단장을 임명하여 그 통솔의 체계를 완성한 것은 이같은 숫적 증가에 균형을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군신부들은 순대라는 특정의 사회를 사목(司牧)수역으로 삼고 있는데 주목할만하다. 군대생활은 엄격한 군률 안에서 오직 소여된 명령을 완수하기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곳이다.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생명을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하는 곳이다. 그때문에 군대생활은 어떤 의미에서 단조(單調)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단조와 젊은이의 젊음의 욕구 간에는 많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데서 오는 그런 갈증의 표현이 자칫하면 윤리력(倫理力)을 악화시키고 또 그와같은 타성을 예사로 생각하여 군인이니까! 하고는 덮어두는 일도 없지 않다. 구체적인 것을 들지는 않겠거니와 좋지못한 관성이 상당히 저장되어져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곳에 청년 사제들을 18명이나 한꺼번에 파견하게 된 것이니 한국교회사에 특기할 일이라고 할만 하다. 그러나 군대 안에 종군신부제도를 두게된 것은 장구한 교회사에서 볼 때 결코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지난 세계대전 중에 구종신부들이 세운 혁혁한 공훈은 매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특히 그들이 연합군내에서 종전후에 오는 정의(正義)의 평화를 거의 다 마련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 종군신부제도는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확고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읻.ㅏ 다만 종전에는 숫적 제한을 받아 기틀잡힌 일을 못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생각해 볼 때 이번 18명 새신부들의 군대진출은 가톨릭 군종업무를 본궤도에 올리는 한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본격적인 가톨릭 군종제를 수립하는 그 출발을 약속한 것이라고 하면 봄 과한 표현일까?
사실 우리의 기대는 지대한 것이다. 종래 군대생활을 하던 중 영세입교 한 자들 가운데는 제대와 함께 교우생활마저 깨끗이 제대하는 수도 있고 군대생활을 핑계로 필요한 입교 준비 및 교회생활에 익숙치 못하며 불충분한 것을 본다. 이와는 달리 군출신의 우수한 청년신자를 각 본당에서 얻게되기도 했다. 각 본당, 특히 농촌본당은 젊고 활기를 띠우며 발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유능한 청년교우들을 다수 확보해야 한다. 그 젊은이들을 종군신부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을 지도하고 청년을 차지할 수 있는 국가, 사회만이 번영할 수 있다. 또한 청년을 휘잡을 수 있는 자가 바로 위대한 지도자인 것을 병행시켜 생각해 볼 때 그 어느것도 분리해서 볼 리 없는 길이다.
여기서 우리는 종군신부들을 무슨 방도를 써 지원(支援)할 것을 지적한다. 종군신부의 수가 얼마되지 않았을 때도 넉넉한 후원을 보내지 못했는데 지금 4배로 발전하고서도 이전같이 흐리멍덩했다가는 오히려 전만 못할 염려도 없지 않다. 지원없는 전투는 할 수 없는 법이다. 병법(兵法)에 크게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전에 대구에 종군사제 후원회란 것이 있었다.
회원되는 분들이 성금을 일정한 시기에 모으고 그 일부를 가지고 출판물을 전하고 했던 것이다. 이런 것의 전국적인 조직이 필요하지 않을까? 혹은 학교에 학부형(學父兄)회가 있듯, 우리 각 가정에서 그리고 각 본당에서 귀한 아들들을 군에 보내고 잇으니 군부형(軍父兄)의 자격으로 조직된 지원의 방도를 마련할 만하다.
우리는 가톨릭 종군신부단장 새 사제들이 종군하게 된 것을 단지 임기(臨機)의 한 행정처사로 보지 않는다. 이제야 세계의 강력한 우리 반공(反共) 군안에 초성적 생명에로 연결하는 진정한 중개자들을 들여보낼 수 있게된 것이다. 우리 종군신부들의 후방에는 단결할 줄만 아는 50만 가톨릭신자들이 있는 것이다. 새 종군 신부들은 젊었기 때문에 군복무의 수고를 일정한 기간을 두고 치루어야 하는 것이겠지만 이런 의무보다 비할 수 없이 더 무겁고 큰 사명과 보람을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종군신부단과 전국신자단체 간의 더욱 밀접한 협동을 바라맞이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