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와(外貨) 획득을 목표로 관광사업을 크게 일으킬 성안(成案)을 수차 발표한 바 있다. 관광진흥법, 국립공원법에 의거한 영업세면제의 특혜조치를 하는 등 정부에서 이 사업의 주동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 성안을 보면 관광사업 지대의 첫 「코스」는 한국휴전협정 전후해서 세계에 알려진 판문점을, 제2는 동해설악산 일대를 남금강(南金剛)으로 개칭하고, 제3은 불국사로 연이어 동래 해운대, 제주도 등지로 뻗치고 있다. 이같은 「코스」는 우리의 자연미와 찬란한 옛문화로 산수(山水)를 감상할 줄 아는 탑승객이면, 세계 그 어느것에 비겨도 손색이 없음을 인정할 것이다. 서울 명동거리나 남대문시장 같은데서 얻는 그런 착잡한 인상들을 불식해버릴 수도 있겠다. 가령 서울거리에서 첫인상을 잘못 얻는다면 전기 관광 「코스」에서는 제2의 인상을 받을 수 있을 줄 안다. 그때문에 이 제2의 인상만은 자연(自然)이요 빛나는 옛 문화재란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정부에서 관광사업의 주동을 하기로 결정한 만큼, 비록 외화 획득을 큰 목표로 삼는다 할지라도 거기 소요되는 제반계획이 좀더 항궂거이요 또 목전의 이익만을 보고 급급하지 않을 것을 바람직한 일이다 큰문제는 옛문화재와 및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고 그 지닌바 좋은 뜻을 그대로 반영시켜 줄 수 있느냐 하는데 달려있다고 하겠다. 뒤집어서 말하면 돈과 노력을 던져 구경터를 만들겠다는 짓이 지나쳐서는 흉한 변조(變造)를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가령 고사찰 경내에 호텔을 짓는데(실은 사찰 경내에 호텔을 건립하는 것 부터 못마땅 하지만) 전혀 주위 환경을 돌보지 않고 크기와 겉치장에만 치중한다면 관광의 취지와도 어긋날 것이다. 물론, 호화스런 호텔거눌이 대자연의 풍치나 엣문화의 그것을 갑도할 것으로 생각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체로 호텔의 그릇된 인상 혹은 그 접대 등은 여행자의 신경을 다치(傷)는 일이 많은 것이다.
호텔을 짓고 그 부수시설을 하는데 최대의 주의를 혹은 성의를 표시해야 할 일인줄 안다. 관광객 또는 탑승객을 막연한 유람객 내지 소비자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이나 휴가군인들과도 또 다른 각도에서 대접할 수 있어야겠다. 영화스크린을 통해서 보는 호탕한 낭비 등을 연상해도 안될 것이다. 구라파의 그것에서 보면 관광호텔일수록 엄격한 행정관리를 받고 있고 그자체의 전통과 세밀하고 주도(周到)한 자율(自律) 규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준비가 없이 거기다가 전통마저 없는 신흥 호텔들이 범할 수 있는 과오 등을 미리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지대 및 호텔 시설 등이 최대의 개방된 장소가 되지 않도록 경고한다. 계절따라 범람하는 교외 꽃놀이 들놀이를 연장한 곳이 되는 일이 없어야겠다. 한말로 관광지대는 유흥지대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외국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근방에 색다른 개방지대를 볼 수 있다. 설명할 필요조차 없이 짐작이 갈 줄 안다. 그런 장소를 관광지대에도 실현시키는 일이 없도록 이 방면에도 예방적 조치를 할만한 일이다. 외화(外貨)를 획득한다는 것이 관광사업의 중요한 목표이겠으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이다.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윤리적 요건(要件)을 강조하기 위해서만 앞에 지적한 주의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문화적인 관점에서 건전한 관광 「모랄」을 수립한다는 것은 국가적 견지에서도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관광사업에 관계되는 제반 모임에 혹은 법제정에 있어 단지 기술자 실무자들의 전단만으로 엮어가지 말고 교육, 사회, 문화 그리고 종교의 지도적 소리를 듣도록하라. 그들은 관광사업에 관한 보다 폭넓은 의견과 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보다 더 먼 장래를 바라볼 수 있는 「플랭」에 진지한 지식을 보태어 줄 것이다. 그 실례(實例)를 들면, 가령 어느 호텔위치에서 혹은 관광행로에서 주일을 지키겠다는 여행자에 최대의 편의를 제공해야 할 것인데, 이런 일은 상호협의가 있으면 반드시 좋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①관광지대의 자연, 문화재를 변조하지 말 것 ②놀이터를 연장시키는 듯 하지 말 것 ③관광의 본뜻을 살릴 것 ④호텔의 건전한 「모랄」을 확립할 것 등을 우선 제의하는 바이다. 이 방면의 신분 여론 및 학교교육에도 일정한 계획이 있었으면 한다. 관광의 참뜻이 이 땅에 와서 변질(變質)되는 일이 없도록 제외국의 존경을 모을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힘써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