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괴성월을 맞이했다. ▲우리말로 묵주(默珠)신공이라 한 것은 이 신공(기도)의 본뜻을 잘 나타내고 있다. 구세주 천주님의 생애를 그 신비스런 묵상을 다 엮어가면서 한 종합적 기도를 드릴 수 있는 묵주신공의 묘미를 어찌 입으로 붓으로 표현할 수 있으랴. ▲다행히 우리 한국 교우들은 묵주신공을 즐기듯 좋아한다. 그 까닭이 어디있을까? ▲그런데 미사 중에도 묵주만을 들고 있고 곳을 가리지 않고 묵주만을 마치 불교도들의 염주알 헤듯 한다해서 불평(?)같은 소리 또한 없지 않았다. 어느 예수회 신부님이 한국교우들에게서 받은 첫인상이 그것이었다는 말이 있다. 「오라떼 흐라떼」하고 교우들을 돌아다보니 묵주만을 처들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분의 묵주신공에 관한 말씀은 어찌들으면 이 신공을 경천(?)이 여기지나 않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한 번은 그 신부님과 어느 여행길에서 한방에 침대를 맞대고 잘 수밖에 없는 밤이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이국의 하늘 아래였음인지 머릿속은 더 맑아지는 같아 잠이 일지 않는데 옆 그 자리에서 따락 따락 묵주알 헤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가? ▲묵주신공은 재미부칠만한 것이다. 그 재미란 잘 떼기 어려울 만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는 한 습성이 생기는 것인 듯 하다. 이런 것에 이치를 따지면 아주 재미없게만 된다. ▲한국교우들의 묵주에 대한 애착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 한다. 군난때 산의 「망괴」 열매를 따서 다녔단 말도 있고 그 단단한 것들에 길이들어 반짝이는 것을 자랑삼아 물려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에서도 이 묵주신공에 정성을 드리고 있는지 묻고싶다. 정성을 드리느냐기 보다 애착을 가졌느냐? 사랑하고 있느냐? 또는 뗄 수 없는 재미처럼 되어 있느냐는 것을 묻고자 한다. ▲미국생활을 오래하고 온 분의 말이다. 그곳서는 본당에서 가끔 「노베나」 행사가 있는데 이 기회에 공동으로 개인적으로 열심히 묵주신공을 드린다고 한다. ▲우리의 자랑할 것이 하나씩 하나씩 소멸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 묵주신공 또한 젊은 세대에 이르러 망각되고 있지나 않는지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10월 한달은 매괴성월이다. 잊었던 그 무엇을 찾듯 묵주신공에의 신심을 되찾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