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자 사도직 조직(組織)에 관한 의견을 개진(開陳)해 보겠다.
교회는 성직계통(聖職階統)이 철두철미한 조직을 완성하고 있음에 비겨 신자들의 상황은 너무나 산만함을 통절이 느끼고 있다. 또 바깥(外的) 정세가 날로 복잡해지면서 그간에 많은 사회적인 조직활동이 대두(擡頭)하고 있음에 큰 자극을 받고 있다. 가령 조직의 힘을 채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성과를 거둘 수 없는 노동운동(교회의) 같은 것은 필경 무신론적 반교회세력에 정면충돌을 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경우 교회는 단지 노동사조(思潮)를 책상에 앉아서 혹은 강론 정도로 대항할 수는 없었다. 여기 조직적으로 조직으로서 맞서는 활동을 하게된 것이 JOC를 비롯한 가톨릭노동운동인 것이다. 즉 조직엔 조직으로 맞설 길 밖에 없을 것은 자명한 방책이다.
신자들의 활동을 조직화하여 하여금 강력한 지도력을 부여(注) 주자는 이른바 평신자 사도직 조직은 이제 이론면에서보다 보다 실천적인 견지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만 한다.
우리의 실정을 사렾볼 때 지금은 모든 일에 계몽을 앞세워야 하는 때인 것을 인정할 것이다. 바꿔서 말하면 강력한 지도력이 미쳐질 수 있어야 한다. 그 최선의 길은 조직임을 더 말할 것 없다. 대체로 다음 같은 단위조직을 상정(想定)할 수 있다. ①레지오 마리에 ②JOC ③농촌청년회 ④학생회 ⑤의사회 ⑥치과의사회 ⑦약사회 ⑧전례연구회(典禮硏究會) ⑨영화윤리위원회 ⑩보이스카웉 ⑪걸스카웉 ⑫가톨릭 로타리(實業家) ⑬신용조합 ⑭군종사업후원회 ⑮교육자회 16.사회봉사회 등
이상 단위조직은 본당을 중심으로 혹은 한 지역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가지고 각 교구 가톨릭 악숀 위원회 산하(傘下)에 들어가야 한다. 교구에는 최고위원으로 구성되늰 악숀 위원회가 설치되어 한소리(指示)가 단시간에 또 효과적으로 모든 단위조직을 활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주교직속(直屬)의 동 위원회 조직은 곧 가톨릭 악숀 교구본부요 가톨릭센터인 것이다.
오는 공의회 끝에는 제3차 평신자사도직대회가 로마에서 있을 예정이다. 통신 등에 의하면 그 준비도 거의 다된 모양이다. 따라서 동 세계대회는 분명히 공의회 직후에 로마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에 우리대표를 파견하는 경우, 아무런 국내 조직이 없이 정대표 부대표 하고 나선다면 면목 없는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결코 바관적인 견해는 아니다. 지금은 많은 시간적 여유를 가진만큼 충분히 검토하고 활동할 수 있는 단계에 처해있는 것이다.
또한 레지오 마리에, JOC, 그리고 학생회 같은 탄탄한 기반을 닦은 조직이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단체도 자연성장(自然成長)의 필요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본다. 다만 고위(高位)급의 조직이 없음을 지적하는 바이다. 앞에 자연성장의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 것은 흔히 보는 내용도 아무것도 없는 선전과 형식에 사로잡히는 자들과 같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경계하는 뜻도 있다. 가령 한 조직을 성숙(成熟) 시키는 길은 그 필요성이 충분이 토론되어야만 한다. 오지리 어느 소년구룹에서 얻은 경험이다. 그곳 12,3세 소년들이 『오지리 가톨릭은 일간신문을 가져야 하는가?』란 테마를 걸고 결국 정치적 의의(意義)가 큰 일간신문이 필요하다는 결의를 통과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퍽 주제넘게 여겼다. 소년들의 황당한 소행인가 하는 생각이 가기도 했었다. 뒤에 알아보니 동 「테마」는 오지리 가톨릭 악숀 전국위원회가 제시한 것이요, 소년들에 이르기 까지 그 같은 관심을 가짐으로 공동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래야만 자기들의 신문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냐는 설명까지 들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볼수록 평신자들의 사도직을 목표로 하는 「구룹」 운동은 중대한 것이다.
「나」라는 존재와 「너」와의 사이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순화(淳化)되고 나가서는 사랑으로 하나이 될 길을 달리 무슨 방도로 얻을 수 있겠는가?
모두에서 말했거니와 지금은 이론만을 다룰 때가 아니다. 만일 이같은 뜻을 각 본당 어른들이 잘 인식하고 본당의 그것을 통정(統整)해간다면 각 교구는 용이하게 조직사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전국적 조직은 더욱 쉽게 완성할 수 있겠다. 평신자 사도직 조직의 조속한 완성을 촉구한다. 그 일책(一策)으로 평신자 사도직 연구주간 같은 것을 설정하고 전국 어느 한 장소에서 시행되기를 아울러 제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