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로마 바티깐 성청을 통한 각종 소식통은 교황 요안 23세 성하께서 한국에 3대주교구를 설정하여 서울 · 대구 · 광주의 대목구(代牧區)를 대주교구로 승격하고 따라서 동 3교구장 주교들은 대주교위에 승진(昇進) 발령되었음을 전세계에 보도하였다.
이는 오로지 바오로 노(盧基南) 대주교 각하와 요안 서(徐正吉) 대주교 각하 그리고 헨리 현(玄) 대주교 각하께 돌려야 할 영예인 동시에 전체 한국교회와 그 충성된 모든 신자들의 큰 경사요 나아가서는 자유우방과 동열(同列)에 선 대한민국의 국위(國威)를 다시한번 중외에 뚜렷이 선양(宣揚)한 것이다.
교권(敎權)상으로 본 대주교구의 위치는 종전의 일개전교지방 대목구와는 달리 완전한 행정상의 자치권을 각 교구가 장악하는 동시에 그 체제는 한 수부(首府) 대주교를 중심으로 그 산하에 소속(所屬) 주교를 두는 완전체계를 구성한다. 가령 서울수부대주교(METROPOLITAN) 관하에는 서울, 인천, 춘천, 대전의 소속(SUFFRARGAN) 주교들이 서게되고, 대구수부대주교구에는 대구 부산 청주교구가 각각 대주교 관하에 있는 대목구(代牧區)가 아닌 완전한 교구로 발족하게 되며 서울 대구와 같이 광주대주교는 광주, 전주교구를 관장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는 현재 대주교 2위가 있을뿐이고 미국의 교세로서도 12위의 대주교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교황 성부께서는 한국에 3개 대주교구와 대주교 3위를 발령하신 것이다. 이에 우리는 그 의의(意義)를 단지 홍은(鴻恩)에 접한 감격에서 보다는 현재의 위치와 또 장래를 관망하면서 침착한 태도로 새겨볼만한다.
우리는 1945년 8월 15일 세계사적 기운(氣運)에서 자유를 회복하였다. 그것은 동시에 방인교구(邦人敎區) 완성에의 내적 외적인 일대 「모멘트」를 장만해 주었던 것이다. 과연 우렁찬 건설의 보람은 해를 거듭할수록 괄목할만하게 현저해갔다.
본당 신설 수도회 등, 그리고 성직자의 배출은 2배 내지 3배의 성장을 보았으며 대외적으로도 한국 가톨릭을 소개하는 눈무신 활동이 계속되었다.
이제 대공의회를 목전에 두고 위에 말했음과 같은 우리의 긍지와 면목을 명실공히 세우게 된 벅찬 감격을 50만 전체의 가슴에 더욱 뛰놀게 한 것이며 오늘까지의 건설하는 교회의 수고와 희생과 용기를 더한층 착실한 바탕에서 묵묵히 지속시켜 나감으로써만 역사적 경사를 누리게 된 보람을 빛낼 수 있겠다.
바오로 노(盧基南) 대주교 각하, 요안 서(徐正吉) 대주교 각하, 헨리 현(玄) 대주교 각하. 우리는 항상 천주성신의 인도를 받드는 교황 성부의 현명하신 배려와 아울러 오늘의 영광을 충심으로 경하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