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국민운동에 발벗고 나서라는 금년도 주교회의 교서는 지난번에 전했음과 같다. 헌데 주교들이 권고하는바 국민운동은 무엇을 말한 것인가? 한 번 날카로운 붓을 들어볼 생각이다. △매사에 그러하지만, 특히 이 국민운동을 역사에서 들여다 볼 때 첫째는 일반적인(혹은 전반적인) 자각(自覺) 없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각이라 해도 좋고 이상(理想)이라 해도 무방하다. 소수(小數)의 그것이 아니라 다수(多數)의 그것이어야 하니 어렵다. 다시 말하면 다수인이 깨달은 바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일반적 자각이 있어야 하노라고 했다. 그 자각이란 이상과도 같다한 것은 별반 어려운 뜻을 가진 것은 아니다. 어떤 일(現象)에 대하여 그래서는 안되겠다 고하는 것은 이미 한 자각이 되는 것이며 그러니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그것은 훌륭한 이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우며 그렇게 될 때 분명 역사적인 것(現象)이 되는 수가 있다. △그같은 국민적 자각은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 그 때문에 둘째로는 지도자에게 호소할 길밖에 없다. 지도자들이 진정 국민운동을 이끌만한 자격을 가졌느냐 하는데 그 생명이 달려있는 것이다. 국민운동을 능히 지도할 수 있는 유능한 자격자, 우리는 그를 갈망해도 좋을 것이다. △누구에게 이런 흐뭇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작고하신 K신부님은 그때 일정(日程)하에 애국애족심이 투철한 분이라 일인(日人)들의 부당한 처사를 목격할 때는 땅을 치며 울분을 토로하여 주변의 사람들이 쉬 쉬 했다는 것이다. K신부님은 산골 본당에 부임하시면 으레 뽕나무를 심으라, 감나무를 심으라, 그리고 손수 각종 열매나무를 심어 그 결실을 시험해 보고서는 만나는 사람을 잡고서는 식목을 장려했다는 것이다. 철이 되어 뽕나무가 우거진 것을 보고는 기뻐 날뛰듯 하고 또 철이 되어 온 마을이 붉다싶이 한 감나무의 결실을 보고 몇 차례씩 멀리 마을 밖으로 나갔다가 이 광경을 만족해 하면서 들어오곤 했다는 것이다. △재건국민운동엔 아무래도 이 두 요소(要素)가 동반되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