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반공연맹(亞細亞反共聯盟) 임시총회가 개최되었다. (10일부터 조선호텔에서). 이번 임시총회는 그 규모에 있어 어느 총회의 그것보다 성황을 이루고 있는 줄 안다. 아세아 반공연맹 자체의 제목적을 포함하는 정치 · 외교 · 군사 및 경제 · 사회의 성격 등과 병행하여 그 사상적의의(思想的意義)에 큰 관심을 보내는 바이다.
반공(反共)은 이미 사상성(思想性)에서만 논의되고 평가할 일은 아니겠으나 이념(理念)의 근본을 떠나 무엇을 설정(設定)하기란 불철저할 뿐, 사상루각(沙上樓閣)의 우(愚)를 범할 수도 있다.
아주(亞洲)의 저명한 반공지도자인 요셉 에가 신부는 가톨릭 성직자의 견지에서 동연맹의 초창기부터 줄곳 크게 공헌해왔다. 이같은 국게적 제휴가 실효(實效)에서나 사상면에 있어서 폭넓은 중요성을 지녔다는 것을 예지(豫知)한 때문이리라.
우리는 아세아만공연맹의 존립(存立)을 그것을 통해서 확고한 지도권(指導圈)을 형성하는데 보다 중요한 의의(意義)가 있는 것으로 본다. 지도자의 단합(團合), 지도자 간의 교류(交流), 지도자의 태도표명, 그리하여 공산진용(共産陣容)과 대결할 수 있는 지도층을 망라(網羅)하는 그 긴요한 사명이 있는 것으로 본다. 지도층을 망라한다는 것은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및 종교 · 교육 등 각 분야를 포함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것은 민중운동과 구분될 수 있는 것이다. 지도권(指導權)을 형성하는 요긴은 지도자 각자의 역량(力量)을 규합하고 또한 그 역량을 함양하는데 있다. 즉 지도자에 요긴한 리더슆을 구비(具備)해야만 한다. 공산주의자들은 공산주의자이노라 하는 것으로 결코 만족치 않는다. 공산주의자에는 소위 학습(學習)이란 것이 있다. 맑스론을 제분야에 있어서 수용(受容)함으로써 그 직업체(職業體) 안에서의 리더슆을 장악하고자 한다. 그들은 제 주변(周邊)에 알맞게 『완전한 해답』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신앙과 상통(相通)한다. 바꿔서 말하면 그들대로이 완전철학(完全哲學)을 제 몸의 한 모퉁이처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산주의자의 행동면은 어떤가? 영국의 반공평론가 더글스 하이드씨의 소론(所論)을 옮겨보겠다.
『공산주의자들은 이들(大衆)에게 변증법적 유물론(辨證法的 唯物論)을 주려하지 않는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약속하지도 않는다. 저들이 국민에게 약속하는 것은 빵 · 평화 · 토지 · 동등권이다. 보다 건전한 지방경제의 발전을 약속한다. 활동적 농민과 기업가 생산자의 협조를 약속한다.』 그것이 불성실한 약속임을 가릴거 없이 아뭏든 좋은 술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 등지에서 이에 지극한 환멸을 느끼고 있음은 더 말할 것 없다.
하이드씨는 계속해서 『저들 공산주의자들의 이 합법적인 열의(熱意… 저들의 약속)는 원래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요, 그 사회교의였다. 이 교의가 지방사회이 구석진데가지 들어가서 그것의 개혁을 준 바 있다. 이를 오늘날 공산주의자들이 이용하고 또 그같은 약속으로 현실의 가난을 한다. 그뿐 아니다. 아시아에서의 공산주의를 지도하는 중요인물들은 그것을 대개는 그리스도교국인 서양에서 배웠다. 그들이 유학하는 사이에 배워간 것이었다.』고 했다.
우리는 공산주의자들에게서 몇가지 교훈을 받을 수 있다. 공산주의자들은 부단한 학습을 통해서 지도역량을 함양하고 있다.
리더슆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방략(方略)에 있어서 가능한 설득(說得)의 길을 찾고 있다. 가령 그리스도교적 사회교의(社會敎義)를 그대로 빌려다가 응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완전철학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극히 이념적(理念的)인 자세를 지속해 갈 수 있다.
한국은 동북아세아에 있어서 명실 그대로 반공의 보루이다. 반동의 희망적 상징이요 그 최후의 장소이다. 이를 위해서는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희생해왔었다. 이렇게 차지한 우리의 영예스런 오늘의 위치에서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은 무엇인가? 이번 아세아반공연맹 임시총회를 계기로 강력한 지도권의 확고한 형성을 강조하고 싶다. 그 지도권은 어느 공산세력과도 또 어떤 부면에 있어서도 능히 대결할 만한 다이나믹한 것이라야 한다. 아직 후진성(後進性)이 농후한 이 고장인 만큼 그만큼 지도자들이 주는 영향은 지대한 것이다.
동 반공대회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동 지도자들의 정성과 노력은 실속있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겠음을 확신하고자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