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사순절 동안 저녁 식사 후에 라디오를 듣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너의 엄마가 성당에 가실 수 있도록 네가 무연탄을 피우고 설겆이를 할 때 너의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실까 상상해본다. 라디오를 듣고싶은 유혹을 끊기 위해 방에 들어가지 않고 연탄을 갈고 부엌에서 혼자 청소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영웅이요 거의 성인과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도 너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사탕 안 먹고 한 주일 보내기란 정말 힘들드군.
지난 화요이은 로벤도의 생일날이었다. 삼촌이 그에게 소금 묻힌 맛좋은 과자 한 상자를 주셨거던.
로벤도는 내가 이번에 왜 한웅큼 움켜 가지 않나 하는걸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는 『아네스 참 맛이 있어. 하나 먹어볼래』이러드군. 그 애는 나에게 맛이 좋다고 말할 필요가 없었어.
나는 그가 내 옆에서 무얼 먹고 있을 때 침을 삼키며 기다리고 앉아있는 일이 없었거던. 그런데 나는 눈을 감고 박하냄새를 맡아보았다.
성영 68은 참으로 나에게 가르치는 바가 있었다. 너 그것 알어? 21절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떠오는 거야 『동정하는 자를 기다렸으나 없더이다. 위로할 자들을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하였나이다.』 그것도 21장 12절과 같은 뜻이지. 예수님은 자기를 도울 자를 기다리고 계시단다.
전에 이것을 생각해 본 일이 있니? 이 사순절에 이것을 내 마음속에서 없애버릴 수가 없구나. 우리는 예수님을 도와드리려고 하지 아니하는 사람을 위해 그에게 사랑을 바치지 않겠니?
나는 성영 68의 몇 구절을 안다. 그것은 『도움을 위한 탄원』이라 불리는 거야. 『당신 종에게서 당신의 얼굴을 감추지 마소서 내가 곤란 당하오니 나를 빨리 들어주소서 내 영혼에게 가까이 와 나를 속량시키고 내 원수를 까닭에 나를 구해주소서 당신은 내 수모와 내 수치와 내 모욕을 잘 아시오며 나를 괴롭히는 자들이 모두 당신 면전에 있나이다. 내 마음이 능욕으로 꺾이며 나는 힘을 잃었나이다. 이에 동정하는 자를 기다렸으나 없더이다. 위로할 자들을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하였나이다. 또 그들은 내 음식에 쓸개를 집어넣었고 내가 목말라할제 내게 초를 마시웠나이다』
그들이 예수께 쓸개와 초를 준 것을 기억하니? 그것은 마두복음 27장 34절에 보는거야.
젬마가 몇일 전부터 앓고있다. 그래서 엄마가 밤에 그애 옆에 있어야 해. 그래서 난 매일 집에 빨리 가야하고 엄마가 좀 쉴동안 그애를 간호해야 해. 금년은 사순절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구나. 그 전엔 길다고 생각했는데.
너 아직 나를 위해 기구하지? 나도 너를 위해 기구하고 있단다. 안녕.
아녜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