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 교화의 사명을 띤 교회가 부지런히 가르치기는 해야겠는데 가르칠 사람은 모자라니 문제는 점점 심각해진다. 그런데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아직도 많은 실례가, 수녀님을 구할 수 없으니 교우라도 몇 사람 구해보아야겠다는 경우가 많다. 평신도 교사는 대용품이고 「펀치 힛터」고 밤낮 후보선수이지 절대로 본 선수는 되지 못한다는 상식이 아직까지도 지배적이다.
가톨릭 학교에서도 각 본당에서도 평신도 교사의 대우와 신분에 보장이 없고 또 그들로 하여금 종교 교육의 최고권위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이 주어져 있지 않다. 이래서 모자라는 일꾼을 보충하는 기회도 교사 자신들을 더욱 열렬한 그리스찬으로 만들 기회도 다 놓치고 만다.
따라서 평신도 교사에도 희망을 주고 자극을 주는 일이 매우 급하다. 이미 비오 11세의 교육에 관한 「회칙」에도 명시된 바와 같이, 교회는 평신도에 대하여서도 수도회원에 대한 것과 꼭 같은 교육권을 위임하고 있다. 다만 수도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종교상의 신분이 다를 뿐이지, 교사로서의 자격이나 교육효과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수도자는 그 복색이 주는 효과가 물론 크다. 그것이 바로 교회요 바로 천주의 대리자라는 인상을 주는 것만도 큰 밑천이다.
그러나 반면에 그것은 직업적이라는 인상도 줄 수 있다. 그리고 만일에 수도자도 이기적인 가치와 물질적인 가치에만 마음이 쏠리는 사람, 애덕과 겸덕 대신 사회적 지위와 출세에만 마음이 쏠리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면 그것이 바로 그 구도자에게 교회와 천주께 대한 인상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것은 한 본당이나 한 학교의 성공 실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실로 영생과 불멸과 대결하는 문제이다.
그 대신 세속 생활을 하고 있는 평신도 교사가, 수도자와 같은 행덕과 신앙과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구도자들에게 줄 수 있는 감화력은 수도자가 줄 수 있는 최상의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평신도 교사의 양성과 지위 향상과 그들에게 희망과 자극을 주는 일은 우리의 당면한 급선무의 하나이다.
李海南(漢陽大 文理大 敎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