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1일 로마에서 개최되는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 우리 한국주교단 전원이 참석하게 된 것은 보도한 바와 같다. 공의회는 본래 전세계 주교회의이기 때문에 주교들은 어느 지역을 대표해서가 아니라 먼저 종도들의 후계자인 공의회의 교부(敎父)로서 교황의 소집에 응하게 되는 것이다.
전국 3대주교 및 6주교로 구성된 한국주교단이 공의회기 중 로마에 체재하게 되며 각 주교에는 1·2명의 수행원이 있고 또한 구라파 각국 및 로마에 유학중인 다수의 성직자들이 한국주교단을 보좌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서 지적했음과 같이 주교들은 결코 어느지역이나 국가를 대표해서 공의회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의회를 어느 국제회의와 비유하거나 비교한다는 것은 근본성격을 망각한 것이다. 한편 공의회의 규모나 외형(外形) 같은 것에서 살펴볼 때 다분히 국제적 성격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음은 사실일 것이다.
이런 뜻으로 한국주교단은 한국가톨릭의 이름을 걸고 이 땅의 교회 및 한걸음 더 나가서는 국가 민족의 진정한 복리를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그런 환경에 나서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교회사상 21회째 맞이하는 이번 공의회야말로 백년을 별러서 개최되는 것이다. 교통 통신 등 하는 사정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으니, 앞으로는 더욱 쉽게 공의회를 소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의 공의회 준비상황을 들여다 볼 때, 실로 방대한 사무량(事務量)인 것을 엿볼 수 있다. 공의회는 한 세대(世代)에 맞이하는 최대의 경사요 그 절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공의회의 큰 목표는 가톨릭 신앙의 재신(再新)에 있다.
교회안 생활을 쇄신하기 위해 자기개선(自己改善)에 소요되는 제반 사항(事項)을 의결 선포하는 장소인 것이다. 각 공의회에 특색이 있었음과 같이 이번 공의회는 갈려진 그리스도교도 및 분열되고 빈리되어 분립된 교회의 재일치(再一致)의 길을 타개하자는 큰과제를 내걸고 있다. 이단(異端) 오류(誤謬) 및 열교(裂敎)를 엄히 단죄하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한 이해(理解)를 촉진하고 그것을 성립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칙을 세우자는 사상(史上) 최대의 형제애(兄弟愛)의 공의회인 것이다.
이러한 공의회의 성격은 프로테스탄트 교회 단체 측에 충분한 이해를 획득할 수 있었다. 그 증거로서 이번 공의회에 참석하는 비가톨릭 공식 참관대의원(參觀代議員)은 예상 수를 훨씬 넘는 백여명에 달하고 있다.
미국주교단은 로마에 있는 북미(北美) 신학교에 미국주교단 본부를 두고 각종회의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이곳은 또한 영국 · 카나다 및 오스트랄리아주교단의 임시본부를 겸한다고 한다. 화란주교단은 그들의 본부에 신문 「센터」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곳서는 주로 화란서 온 일반신문인과 특히 프로테스탄트 신문인에 개인적 편의와 필요한 강좌 등을 열어 공의회 보도의 정확을 기하고자 하고 있다. 각 주교단의 본부는 공의회와 별도로 자국(自國)의 교회사정을 국제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그러한 장소가 될 수 있겠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이달말 경에서 10월초에 걸쳐 공의회 참석차 로마로 향발하는 자기 교구 주교 및 3 대주교의 등정(登程)을 환송하게 된다. 한국주교단의 출발성명은 아직 없으나, 전국 53만신자에 부과된 가장 큰 소임은 기구로서 공의회 및 한국주교단의 성공을 공의회의 직접 관여자(關與者)이신 천주성신께 기구할 일이다. 우리의 기구는 개인적인 것보다는 단체로 공식으로 드리게 될 때 보다 큰 힘이 될 수 있다. 각국의 예로서는 어떤 곳에서는 공의회 개회일을 기해서 또 어떤 곳에서는 공의회 개회일을 끝날로 하는 9일간의 공식신공을 결정하고 있다.
공의회 및 한국주교단의 성공을 기도로써 지원(支援(하는 동시에 가능하면 여정경비에도 성심을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주교단의 소요경비는 거의 대부분을 구라파의 교우들이 부담하고 있다. 이런 일은 현하 우리네 형편으로서는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아직도 조그마한 정성도 헌납치 못하고 있다.
교황 요안 23세 성하께서 여러차례 언급햇음과 같이 정신적으로는 전가톨릭신자가 다같이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한국주교단의 등정을 지극한 정성으로 환송하며 최대의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의회 소식에 깊이 주목이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