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껏 상당한 분량의 공의회 기사를 읽어왔다. 그런데 단편적인 보도만으로는 그것을 줄잡아 보거나 그 윤곽을 파악하기 어렵다.
공의회의 진행을 일목요연하게 알아볼 수 있게 명료히 전해 달라는 많은 요청을 받은적도 있었다. 그것은 반드시 어렵지 않겠으나 그보다 중요한 일은 근본적으로 이번 제2차 바티깐공의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짐작해 간다면, 쉽게 그 전체를 극히 일반적인 견지에서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2차 바티깐공의회 제1회기를 통해 적어도 다음같은 것들을 알아볼 수 있다.
①아직은 제1회기를 종합평가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
교황께서는 분명히 제1회기가 만족할만한 것이라고 표명했지만, 교회 및 세계에 보내는 어떤 선포도 없었다. (COUNCILS DECREES가 없었다)
②공의회의 교부들이 중요한 발언을 자유로히 할 수 있었다. 이것은 교황께서도 언명했음과 같이 건전한 표적이었다. 『주교들이 마치 저 수사들의 합송신공 드리듯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성하의 표현은 그 사정을 잘 설명해준다. 토의란 것에 어떤 마련된 의제와 성명을 두고 발언의 제한을 가한다면 참가자들이 직접 면대(面對)한 보람이 상당히 감소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공의회는 3천여 명에 가까운 방대한 집회인데 그 모든 난관이있는 것이다.
③이런 난고나을 잘 극복한 것이 큰 성과였다. 그것은 비(非)가톨릭 참관인들에게 준 최선의 인상이기도 했다. 가톨릭교회는 일종의 봉건조직을 이룩하고 있으면서 실상은 현대 전체주의 국가에서 보는 거와 같은 그 구성원에 대한 사상 및 행동의 일방적 통제가 전혀 없음을 밝혀 드러낼 수 있었다. 이는 외부로부터 받은 평가였다.
④교회에 관한 의제에 있어서 이 문제는 오는 회기로 넘겨졌지만 교황 및 주교의 직능(職能)이 통치자이기보다 목자요 교사라는 신학적인 논의(論議)가 강조되었다. 베드루에게 수위권(首位權)을 주기에 앞서 이미 종도단(宗徒團)이 구성되었었다는 근거에서 주교단의 직능에 많은 언급이 있었다. 자연 여기서는 교황과 주교들간의 관계가 여러 방면에서 논의될 수 있다.
⑤전례에 관한 것이다. 현대 각 상이(相異)한 문화환경에 있어서 거기 적합한 전례를 채용하는 문제는 각국 또는 각 지역의 주교단이 더욱 효과있는 해결을 해갈 수 있다는 귀결을 보게된 것이다.
각 지역 및 각 주교뿐 아니라 이번 공의회를 계기로 이태리의 주교들은 평생 처음 서로 면대한 주교들도 있었다고 한다. 즉 주교단의 강화(强化)라는 중요한 의의를 차지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⑥개인 연설을 최소한도로 제한하고 각 「그룹」의 대표로 하여금 전체의사를 대표케 한 것이다.
이것은 1차회기의 중요한 경험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의제도 본질을 변경하지 않는 한도에서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다.
⑦모든 주교들은 성좌에 대하여 그 최고통치자 개인에게 절대적으로 순명한다는 것이 공의회의 많은 토의 중 재확립된 것이다. 이것은 많은 「프로테스탄」 참관인들의 가장 큰 존경을 모은 것이었다. 저명한 「프로테스탄」 신학자 오스카.쿨만씨는 이와 관련시켜서 동시에 『성서에 기초를 두는 중요한 진리에 관한 옛 전통에 의한 가톨릭 「프로테스탄」간의 거의 완전한 합일을 보았다』고 언명했던 것이다.
⑧「프로테스탄」이 차츰 가톨릭을 이해(理解)해온데 비교하여 가톨릭은 「프로테스탄」을 너무나 불이해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중요한 재일치 문제를 다루어갔다.
⑨주교들이 요안 성하의 사회회칙(社會回勅) 「마뗄 엩 마지스뜨라」를 반보갷서 인용한 것은, 교회가 물질진보에 대한 실제적 관심을 가지고 이를 현대에 있어서의 바로 섭리(攝理)의 작용같이 본 것이다. 교회는 그 자녀들에게 물질의 효용을 권장하고 마치 초성한 목적을 달성하는 그것과 같이 이를 잘 이용할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⑩소위 「보수」 및 「진보」의 대립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는 「옷세르바또레」(聖廳日刊紙) 논평을 빌리면 보수측은 사목(司牧)에 중점을 두고 진보측은 학술에 취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교황께서 직접 쓰신 용어 「아죠르나멘또=現代適應」한 마디는 양자를 훌륭하게 조화시킨 표현이며 그 대립의 전도에 낙관을 준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상 간략하고 줄인 내용이 되었으나 대체로 이런 관점을 가지고 공의회의 진행을 판독해갈 수 있을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