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의회에서 동정(童貞) 성모마리아에 관한 정의(定議)나 무슨 성명이 있을 것인가?
적지않은 관심을 모르고 있다. 그것은 이번 공의회가 교회재일치를 중대히 다룰 것이란 데서 비롯한 근거없는 추단(推斷)인가 한다.
그런데 만일 그같은 관심이나 생각이 가톨릭교회가 프로테스탄트교회와 화합하기 위해 동정 성모께 대한 교의(敎義)의 어떤 것을 양보하거나 일부 프로테스탄트교회의 해석을 관용하지 않을까 하는데서 나온 것이라면 큰 오인(誤認)을 범한 것이다.
첫째 이번 공의회가 교회재일치의 기치(旗幟)를 농피들고 있지만 재일치문제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성명된 바와 같다. 다만 그 가능한 길을 터놓음으로 간접적으로 그리스도교 일치의 정로(正路)에 서게할 중대한 계기(契機)를 완성할 뿐이다.
둘째 우리는 공의회에 관한 교황의 언급(言及)에서 동정 성모님의 위치(位置)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는 성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이 천주께로 돌아가기에는 성모를 통해야 한다는 것은 나날이 증명되고 있다. 마리아는 우리 확신의 기초요 우리 안전이 보장이며 우리 희망의 근본이다…. 최근 마리아신학(神學)의 발전과 교회 안에서의 성모께 전구하는 탄원은 일치를 달성하는데 있어 성모 마리아를 통해서만 오직 가장 많은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명백한 표적인 것이다.』 이밖에도 교회 일치를 달성하기 위해서 성모께 기구할 것을 요청한 교황 말씀은 이루 다 예거할 수 없을만큼 많은 것이다.
성청 그리스도교일치국장 오그스틴 베아 추기경은 가톨릭 밖에서 성모공경이 실현될 그 장래성에 낙관적 견해를 표명해왔었다. 『동정성모를 한 개인으로서 존경하고 혹은 개인으로서 공경하는 프로테스탄티즘의 발전』은 주목할만하고 많은 그리스도교회에 있어서 동정성모를 특별한 자리(位置)에 모시게 된 것은 큰 이해(理解)에 도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아 추기경은 『마리아는 구속사업의 제1협조자이며 인류의 구세자의 말씀(神言)의 실현(實現) INCARNATIO의 미로)을 즐겨 받아들여 자기를 선부께 헌신했으니 이 두 이유로 그는 인류의 어미가 되었다. 오늘에 와서 거기 무관심할 연고는 전혀없다.』고 하면서 교회 재일치에 있어서 오직 성모님의 도움을 간청해야 하겠음을 강조했다.
이렇게 미루어볼 때 앞서 말한 바와 같은 동정성모의 위치(位置)가 이번 재일치 공의회를 통해서 얼마간이라도 변동이 있지 않을까 혹은 동정성모께 관한 다른 정의(定義)나 성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것 등은 전혀 추측(推測)을 불허(不許)할 일인줄 안다.
예수승천후 7년경 예루살렘에서 종도들은 성모를 중심으로 모였었다. 그것을 일종의 공의회였다고 할 수 있으리라. 성모님은 아시(兒時) 교회의 힘있는 길안내자였다. 그보다 「베트레헴」 에집트 및 「나자렡」에서 예수 하기를 양육한 친어머니였다. 그때문에 431년 「에페수스」공의회는 천주의 모후(母后)임을 선언했고 1864년 비오 9세는 동정 성모의 무염시태를 정의(定義)했다. 드디어 1950년 성년(聖年) 비오 12세는 성모님의 몽소승천을 우리 신앙의 교리로 선포하게 되었던 것이다. 교회의 성장과 더부러 성모신심(信心)도 같이 자라나고 있음을 쉬이 알아들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가톨릭 신학자와 프로테스탄트 그들과의 성모의 위치에 관한 논의(論議)는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아지곧 요원한 견해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학자들간의 논의와는 별도로 교회재일치의 기운(起運)이 가장 농후하고 활발한 곳일수록 프로테스탄트 교회 안에서부터 성모를 바른 위치에 올려놓고 있음을 본다. 그것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프로테스탄트 성립(成立)의 이유가 안되기 때문인 것 같다.
10월 매괴성월(로자리오 신심의 달)에 접어들면서 또한 동정 성모마리아 천주의 모친첨례(10월 11일)를 골라서 금세기 최대의 기록을 남길 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개막된 것은 더한층 성모신심을 치솟게 해주고 있다. 우리의 성모신심이 더욱 결렬해짐으로써만, 재일치의 세기적 구원의 길도 훌륭히 개척되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