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라리보.원주교님의 80회 탄신, 그리고 서울 대교구 전 부주교 도마.이(李起俊) 신부님의 사제서품 50주년 금경축을 필두로 대구 서(徐正吉) 대주교님과 부산 최(崔再善) 주교님 및 같이 서품된 대구의 김 멜키올 신부님(가톨릭시보 발행인 겸 매일신문 사장) 부산의 박 마지아(갈멜 지도신부) 김 비리버(수영본당) 양위 신부니 및 왜관 성분도회 호노라도 남 신부님 그리고 또 한 분 임 안드레아(가톨릭대학 교수) 신부님이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의 해를 맞이하고 있다. ▲재래 우리 풍속은 환갑·진갑의 잔치만 있었지만 25년을 해로(偕老)했을 때는 은혼(銀婚), 50년을 해로했을 때는 금혼(金婚) 축하라 하여 이웃과 자손들의 갖은 축하와 정성의 예를 받고있다. 이렇게 희년(禧年) 축하는 저 구약 때 비롯하여 이제 이 땅에 잦아들고 있는 것인가 한다. ▲부부의 해로나 회갑의 장수와는 달리 오직 한 길로 25주년을 맞이하고 또 그것을 넘겼다면 거기 필연코 따르는 공적들을 기념, 평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최원로 대전 원주교님의 80회 탄신 축하식이 거행되었었다. 서울 노(盧基南) 대주교께서는 『그는 한국 근세사의 산 증인이요 또 오늘의 교회사업의 터전을 장만하셨다』 이렇게 최대의 감사와 최고의 찬사로 축하말씀을 했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8순의 노구를 일으켜 누구보다 쟁쟁한 음성을 울린 원주교님의 답사였다. 『방금 칭찬하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대주교라도 거짓말합니다. 내가 이렇게 오래 살자면 잘 하기만 했을라구. 오래 살기만 할 생각은 없고 건강만 하면 죽는날까지는 일만 하겠읍니다.』
성직에는 어떤 의미로는 은퇴란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사제(司祭)로 탄생하여 종신(終身)할 뿐인 것 같다. 또 그 몇마디 말씀 중에 성직에의 열의(熱意) 삶에 대한 위대한 낙관(落款) 및 그 달관(達觀)을 드러내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금경축과 은경축을 맞이하는 그 분들에게서 더욱 힘있는 사제생활의 가능(可能) 및 증언(證言)을 들을 수 있다. 또 변덕과 변혁이 심한 이 고장에 오직 한 길의 거룩한 역사를 몸으로 실천하고서 보여주는 바로 그 분의 증인(證人)으로 볼 때.